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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금융인]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이 들려주는 '핀다' 앱 개발기


"대출=핀다, 공식 만들겁니다"

핀다의 하태웅 프론트엔드팀 리드(왼쪽)과 남은우 책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핀다의 하태웅 프론트엔드팀 리드(왼쪽)과 남은우 책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앱 개발자' 하면 컴퓨터 앞에 앉아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루는 모습을 연상하곤 한다. 하지만 개발만큼이나 그래픽 디자이너나 서비스 기획자와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회사가 있다면?

앱 개발자가 가장 '인싸'인 핀테크 플랫폼이 있다. 개개인의 성격도 분명 좋겠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배경이 있다. 회사 구성원과 소통을 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물을 구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핀테크 플랫폼 핀다의 이야기다.

핀다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비교 대출 서비스'로 인기를 끌더니 최근엔 '대출관리서비스'의 흥행에도 성공하는 등 '잘 빌리고 잘 갚는' 건전한 금융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아이뉴스24>가 핀다의 개발자 하태웅 리드, 남은우 책임을 만나 핀다의 성장 배경을 자세히 들어봤다.

◆비교대출 서비스로 날개 단 핀다…시리즈B 투자 유치까지 성공

핀다는 지난 2015년 9월 설립된 핀테크 플랫폼으로 그간 각 금융회사의 금융 상품 정보를 웹 상에서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핀다'라는 이름이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는 지난 2019년 7월 금융위원회 지정 혁신금융서비스인 '비교대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다. 핀다 앱을 통해 금융회사의 대출 금리나 한도 등 확정 조건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간 대출 한도를 조회하려면 은행 점포를 돌아다녀야 했는데, 비교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

핀다의 2020년 결산 홍보 포스터 [이미지=핀다]
핀다의 2020년 결산 홍보 포스터 [이미지=핀다]

신무기를 장착한 핀다는 지난 해 '언택트(비대면) 바람'이라는 순풍을 만나 가속 페달을 밟았다. 지난 해 연말 기준 핀다의 이용자수는 전년 말 대비 1200%, 비교 대출 서비스 실행액은 62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대출은 복잡하고 번거롭다'는 기존 금융권의 약점을 공략한 게 주효했던 셈이다.

핀다는 단순히 돈을 빌리는 데에서 끝나지 않고, 차주들이 잘 갚도록 유도도 하고 있다. 핀다의 대출관리 서비스인 '마이 대출관리'에선 ▲연체방지알림 ▲이자 납기일 알림 ▲총부채상환비율(DTI)·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핀다는 지난 18일 기아, 트랜스링크 캐피탈의 모빌리티 펀드 등으로부터 115억원 규모의 '시리즈 비(B)'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편리하고 빠른 핀다, 배경엔 인싸 개발자 있었다

핀다의 성공 비결엔 각 구성원들의 팀워크가 자리하는데, 특히 유저와 핀다 구성원 사이에서 접점 역할을 하는 '프론트엔드'의 역할이 눈에 띈다. 하태웅 프론트엔드 팀 리드와 남은우 책임도 핀다의 프론트엔드 중 한 사람이다.

프론트엔드란 앱에나 웹 화면에 노출되는 모든 기능들을 총괄하는 개발자들을 말한다. 서버 등을 관리하는 백엔드 부서에서 데이터를 주면, 유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구현하는 작업을 맡는다.

하 리드는 프론트엔드를 '촬영 감독'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백엔드가 시나리오 담당이라면 프론트엔드는 그 시나리오를 실제 화면으로 구현하는 촬영감독"이라며 "백엔드가 프론트엔드에서 쓸 수 있는 데이터를 주면 우리는 사용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라고 설명했다.

하태웅 핀다 프론트엔드 팀 리드가 인터뷰 중이다. [사진=정소희 기자]
하태웅 핀다 프론트엔드 팀 리드가 인터뷰 중이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또는 돈을 쏟아 부어 기술력을 높여도 유저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외부의 트렌드가 현재 어떻게 흘러가고 있고, 이를 내부 개발자들에게 적절히 전달해 수용성 높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프론트 엔드에게 '소통' 능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핀다가 지난 해 5월부터 12월까지 이용자들의 후기 4천625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5%가 '편리함'을 장점으로 꼽았다. 뒤이어 ▲'빠른' 72.8% ▲'정확한' 49.7% 순서였다. '편리하고 빠른 플랫폼, 핀다'가 유저들이 느낀 이미지였다. 핀다의 프론트 엔드가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방증이다.

하 리드는 "기획부서는 자신들의 의도한 서비스의 방향이 있을 테고, 디자인은 각자 생각한 외양이 있을 테며, 백엔드는 그들만의 로직이 있다"며 "프론트엔드는 그들의 생각을 조화시켜 유저에게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요소라도 이해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앱을 구현해버리면, 의미가 없는 만큼 프론트엔드는 어느 팀보다도 소통 역량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실제 하 리드는 핀다 내에서 '인싸'로 꼽힌다. 핀다에 직원이 새로 합류하면 그를 위해 세미나를 열어 프론트 엔드가 일하는 방법과, 본인들의 프로그래밍 언어가 기획, 백엔드 등에선 어떻게 사용되는지 설명해준다.

그는 "백엔드 등 구성원이 그들의 언어에 빠져서 흐름과 다른 결과물을 만들지 않도록 많이 피드백을 하는 편이다"라며 "결국 일을 잘하려면, 프론트엔드에 친화적인 작업물이 나와야하는 만큼,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프론트엔드 총괄이지만 사실 하 리드는 기획, 디자인 등의 경험을 갖춘 전천후 개발자다. 삼성전자 출신인 그는 사물인터넷·삼성페이 등 여러 분야에서 개발 업무를 맡았다.

그가 회사를 나오게 된 이유는 '키워가는 재미'를 느끼고 싶어서다. 대학 재학 중 알람·메모 등 유틸리티 앱을 만들면서 기획과 개발, 디자인 등의 경험을 쌓은 바 있는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퇴사 후 스타트업을 차렸다. 삼성전자에 돌아갈 기회가 있었지만, 퇴사할 때와 같은 이유로 핀다에 합류했다.

하 리드는 "보통은 기획자가 내부 교통정리를 하긴 하나 개발자의 언어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저 같은 경우는 디자인·백엔드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의 언어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라며 "여러 구성원과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핀다만의 독특한 사내 문화도 영향을 미쳤다. 여느 스타트업이 그렇듯 핀다 역시 설립 초기엔 구성원이 많지 않았다. 남 책임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입사 당시 개발자, 마케터, 디자이너 모두 합해서 10명 규모밖에 되지 않았다"라며 "때문에 각자 자신의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팀원들의 업무에도 피드백을 주곤 했는데, 이러한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일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갈등을 빚게 돼 있다. 남 책임은 "저희도 초반엔 서로 의견이 달라 격하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결국 서비스는 '유저'가 사용하는 만큼, 유저 입장에서 해당 서비스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를 원칙으로 삼아 서로를 설득해나갔다"라고 돌아봤다.

남은우 핀다 프론트엔드 책임이 핀다의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남은우 핀다 프론트엔드 책임이 핀다의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나 핀다할꺼야!'라고 말하는 시대, 곧 오겠죠?"

핀다는 스스로 '스마트 대출 플랫폼'으로 설명한다. 많고 많은 핀테크 플랫폼 중에서, '대출' 하나 만큼은 대표 주자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회사 별 대출 금리를 비교할 수 있는 '대출비교서비스'는 핀테크 업계에서 가장 보편화된 서비스다. 금융위원회는 그간 핀다 외에도 14개 핀테크 플랫폼에 해당 서비스를 위한 1사 전속주의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 핀다는 해당 플랫폼 중 가장 빠르게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전부터 비교대출 서비스에 대한 준비를 해왔던 만큼, 빠른 출시가 가능했다는 게 핀다 측의 설명이다.

대출 관리 서비스도 인기가 높다. 지난 2019년 11월 출시 이후 지난 해 12월 말 기준 핀다가 관리 중인 계좌는 약 62만개, 대출 잔액은 10조9천억원에 이른다. 대출 관리를 통해 73%가량 연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게 핀다 측의 설명이다.

사실 두 프론트엔드 개발자에게 금융, 특히 대출은 생소한 개념이었다. 남 책임은 대학 시절 로봇을 전공했는데, 소프트웨어 관련 프로젝트에서 개발에 흥미를 느끼면서 진로도 함께 바꾼 케이스다. 핀다에 들어왔지만, 여느 스타트업과 다른, '핀테크' 회사인 만큼 금융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하 리드는 "대출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3개월간 금융 내용, 금리, 대출 등을 공부만 한 기억이 있다"라며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려면 신용 등급이나 대출 금리, 상환 방식, 거치 기간 등이 명확하게 이해가 돼야만 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그런 약점이 개발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남 책임은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당시 서류 누락으로 인해 세 번 정도 돌아가야 했던 경험이 있다"라며 "그런 경험을 통해 그간의 금융 서비스가 왜 불편했는지 공감을 할 수 있었고, 무슨 서류를 챙겨야하는지 알려주는 전세자금대출 가이드를 만들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핀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남은우 책임(왼쪽)과 하태웅 팀 리드(오른쪽)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핀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남은우 책임(왼쪽)과 하태웅 팀 리드(오른쪽)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사업이 궤도에 안착했다지만 아직 핀다가 갈 길은 멀고도 험하다. 마이데이터라는 새로운 사업 영역이 조만간 있으면 열리는데다, 막강한 자본을 가진 기존의 금융권들도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며 핀테크보다 더 핀테크스럽게 변모하고 있다.

그럴수록 핀다의 방향은 명확하다. '대출'이라는 영역에서 입지를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 개발자의 목표는 마치 '구글링'처럼 '핀다'가 고유명사가 되는 것이다.

남 책임은 "구글과 같이 '구글링해!'하면 의미가 전달되듯 대출하면 '핀다해!'라고 이해하도록 서비스가 유명해졌으면 한다"라며 "또 금융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핀다가 이들을 위한 비서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하 리드도 "메신저하면 일상적으로 카카오톡을 하듯, 핀다는 대출 관련한 대표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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