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증시 폭락 때 사들인 자사주가 두 배 이상의 평가이익을 냈다. 자사주 매입으로 김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20.23%에서 20.70%로 높아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증시가 폭락했던 3월 19일 이후 23~24일 이틀 동안 총 26만3천 주의 자사주를 장내매수 방식으로 사들였다. 당시 평가금액으로 총 매입단가는 85억7천975만 원이었다.
김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당시 주가가 급락하며 투자자의 불안이 확산하자 이를 불식시키고 '책임경영'을 강조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2011년부터 9년 동안 한국금융지주 대표이사이자 부회장이었던 김 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된 것은 지난해 3월 20일로, 코로나19에 따른 증식 폭락 직후였다. 회장 자리에 오르자 마자 자사주 매입으로 한국금융지주의 주가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증시가 급락하자 계열사 최고경영진 등 4명과 함께 자사주 20여만 주를 장내 매수한 바 있다.
3월 이후 국내 증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금융지주 주가도 크게 올랐다. 23~24일 김 회장의 평균매입단가는 3만2천622원이었지만, 지난 18일 종가 기준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8만4천400원으로 158.7% 상승했다. 이로써 김 회장이 사들인 주식의 가치는 222억원에 달해 1년도 안 돼 두 배 이상의 평가 차익을 거두게 된 셈이다.
특히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가치가 부각되며 한국금융지주의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4.67%를 소유하고 있고,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7.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뱅크가 9조원이 넘는 기업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김 회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87년 동원산업 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1991년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동원증권 대리로 입사한 뒤 동원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다. 2004년 동원금융지주를 맡아 동원그룹에서 독립, 이듬해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며 한국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2011년 부회장에 선임된 뒤 9년 만인 지난 3월 회장 자리에 올랐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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