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올해 유망 게임사들의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최대어로 분류되는 크래프톤도 IPO에 나선다. 지난해 9월 카카오게임즈 상장 때와 같은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 게임사 모비릭스가 오는 20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하면서 첫 출발을 알린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다.
모비릭스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개발·퍼블리싱하는 업체다. 마블미션, 벽돌깨기, 좀비 파이어 등이 꼽히며 이곳에서 서비스하는 게임만 200여종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329억9천900만원, 영업이익 70만7천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 7.9%, 영업이익은 52.2% 증가했다.
모비릭스의 IPO는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기관 수요예측 결과 1천516곳에 달하는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했고 이에 공모가도 희망범위(1만500원~1만4천원) 최상단에서 결정됐다. 공모 금액은 252억원, 수요예측 경쟁률은 1천407.53대 1이다. 전체 공모 물량의 20%인 36만주에 대한 공모 청약을 이날부터 시행한다.
모비릭스 관계자는 "안정적이고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수익 구조와 국내 동종 및 유사업체 대비 33.2~49.9% 할인된 수준의 시장 친화적인 공모 가격이 수요예측에 성공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RPG 등 대형 게임사들의 IPO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 중 크래프톤이 부각된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효과로 최근 몇 년 간 급성장했고 지난 2019년 IPO가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화제에 올랐다. 지난해 3분기까지 크래프톤의 누적 매출액은 1조2천370억원, 영업이익은 6천813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국내 게임사 중 넥슨 다음으로 많다. 크래프톤 측은 지난해 10월 올해 중 국내 증권시장에 기업공개를 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다만, 크래프톤의 실적이 사실상 단일 게임만으로 이뤄졌기에 리스크가 따른다는 평가도 있다. 크래프톤이 개발한 MMORPG '엘리온'의 실적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여전히 유효하고, 상장을 앞두고 펍지와의 법인 통합과 산하 스튜디오 재정비 등 상장 사전 준비를 착착 진행한 만큼 기대감은 크다.
장외주식시장에서 크래프톤의 주가는 1월 초중순 내내 상승세를 그리며 주당 180만원을 넘어섰다. 시가총액으로 추산하면 15조원이 넘는데 이는 코스피 시총 20위권 수준이다.
스마일게이트 자회사이자 '로스트아크' 개발사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RPG 역시 꾸준히 상장이 거론되고 있는 기업. '로스트아크'는 지난 2018년 출시 직후 게임 접속을 위해 수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이용자를 모으며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실제 스마일게이트RPG의 매출은 지난 2018년 333억원에서 지난해 795억원으로 뛰었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흑자 전환했다.
다만, 여전히 약 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떠안고 있다는 점과 상장 작업이 느리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5월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지만 그 이후 이렇다할 가시적인 움직임이 없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상장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한 것은 맞지만 이후 특별히 진척된 사항은 없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빛소프트의 모회사인 T3엔터테인먼트도 당초 지난해 상장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연기되고 있는 실정. T3엔터테인먼트는 '오디션'과 '루나 모바일' 등의 개발사다. 회사 측에서는 지난해 직접 IPO 절차에 돌입했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했고, 상장 목표를 올해로 잡았으나 결과적으로 1년을 미뤘다. 회사 측은 현재도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로드 오브 히어로즈'로 주목할 만한 게임사로 자리매김한 클로버게임즈도 이르면 올해 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클로버게임즈는 지난 2019년 9월 한국투자증권과 IPO 주관사 계약을 맺으며 아직 게임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장 절차를 개시했다.
이후 클로버게임즈는 국내 등에서 데뷔작인 '로드 오브 히어로즈'가 성공을 거두며 유망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달 말 대만·일본 등 해외에 '로드 오브 히어로즈'를 출시하고, 신작 '잇츠미'까지 내세워 기업공개 전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창립 때부터 IPO를 염두에 두고 있었으며 일찍이 주관사 선정도 했다"며 "일단 올해 말을 목표로 IPO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미투젠 등 몇몇 게임사들이 IPO를 시도한 바 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열풍 속 나란히 공모 청약 단계에서 흥행했다. 특히 지난 9월 코스닥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1천478.51대 1의 코스닥 역대 최고 경쟁률을 달성하며 사회적으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을 크게 끌어올렸다. 주로 소셜카지노 게임을 제작하는 미투젠 역시 1천11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몸집 큰 게임사들이 다수 IPO를 시도하는 데다가,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업종의 수요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같은 경쟁률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게임 이용자 저변이 늘어난 데다가, 올해는 주요 게임사들의 대형 IP 신작이 다수 예정돼 게임 시장의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말 약 3년여 만에 국내 게임사가 중국 외자 게임판호(허가증)를 발급받으면서 그간 얼어 있던 중국 시장 진출이 풀릴 기미가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 시장에 전반적으로 호재가 잇따르다 보니 국내 게임 시장 전체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고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개별 기업 IPO는 각 게임사별로 다르게 접근해야겠지만 일부 종목의 경우 상당히 흥행을 기대해볼만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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