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하며 개인과 기관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며 지수의 급등락을 좌우했다. 특히 기관의 대규모 차익 실현으로 최근 '과열 논란' 속 국내 증시를 이끌어 온 대형주의 급등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경제수장들은 주식시장의 과열을 우려하며 경고음을 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빚투' 등으로 일컬어지는 개인 신용대출 증가와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주식 시장이 버블인지에 대한 판단은 투자자들의 위험추구 성향의 정도가 타당하며 객관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인지, 실제 경기 개선이 예상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전제돼야 한다고 그는 진단했다.
실제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코스피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3100에 거침없이 돌파한 이후 하락했다. 개인투자자가 2조원 넘게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3%(64.03포인트) 내린 3085.9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것은 4거래일 만이다. 연초 코스피의 상승세를 이끈 반도체·자동차 등 대형주 중심으로 기관과 외국인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코스피가 2% 넘게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천625억원, 1조4천152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홀로 2조1천356억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다.
앞서 지난 14일 코스피는 3149.93으로 신고가를 쏘아 올렸지만 '3150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최근 코스피 급등을 버블(거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주가동향과 지표를 봤을 때 최근의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대단히 빠르다는 게 사실"이라며 "너무 과속하게 되면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빚투로 투자할 경우 가격 조정에 따라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가파르게 오르는 부동산 가격, 주가와 더불어 '빚투'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자산가격 상승이 실물경기, 소득 여건에 비춰볼 때 좀 빠르고 그 과정에서 차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투자 확대는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쇼크로 가격조정이 있을 경우에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을 유발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재정정책을 이끄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급등한 주식시장에 나타날 부정적 충격 가능성을 경계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홍 부총리는 지난 10일 "실물과 금융시장의 동행성이 약화한 상태라면 앞으로 어떤 부정적 충격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새해 벽두부터 코스피 지수가 3000을 훌쩍 넘어서면서 훨훨 날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코로나19 여파로 뒷걸음치고 있어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의 적정 주가는 2011년 P/B 1.42배 ROE 10%를 기준으로 산정 시 3050포인트(ROE 8.5%, P/B1.22배)로 계산되며, 2022년 ROE 9.5%를 반영할 경우 3500포인트로 산정된다"며 "올해 실적 기준으로 현재 주가는 고평가되었지만,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이익 기여도 35%를 감안시 올해 ROE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 충분하다"고 했다. 다만 코스피고평가 논란은 단기적으로 반도체 경기에 달려있다고 판단했다.
노 센터장은 "지난해 코스닥과 코스피 시장은 각각 44.6% 및 30.8%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체 글로벌 지수 중 수익률 기준 1위 & 3위를 기록했다"며 "올해 들어서도 거래소 시장이 강세가 지속하며 3100포인트를 상향 돌파하며 주식시장 과열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 지표인 고객예탁금은 70조원으로 과거 10년 평균 20조원 대비 3.5배 이상 증가했고, 신용잔고 10조원으로 과거 10년 평균 인 3조6천억원 대비 2.8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의 주가 상승이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량주들이 급등함에 따라 시총 대비 주요 지표는 하락, 투기적 수요보다는 스마트 머니(Smart Money)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그는 평가했다.
노 센터장은 "2010년은 반도체, 산업재, 금융, 철강과 화학, 자동차 업종 중심에서 올해 현재 IT, BBIG(2차전지는 화학 업종에서 분화), 자동차로 한국 주식 시장 산업 지형도가 변화하고 있다"며 "한국 주식시장이 과거 가치주에서 벗어나 성장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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