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보건복지부 통계(2019년)에 따르면 국내에서 매년 약 3만 명의 조산아가 발생하고 있다. 조산은 전체 임신의 12.7%를 차지하고 있으며, 조산으로 인한 ‘이른둥이’의 발생 비율은 7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조산아는 영아 사망의 절반을 차지할 뿐 아니라, 50%가 신경학적 장애 등의 합병증이 동반돼 발달장애, 호흡기 합병증 등 추후 장애를 갖고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 조산은 임산부가 본인 스스로 신체적인 이상을 감지하거나 정기적 초음파 측정, 질내 체액 측정 등 조산을 예측하기 위한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확도가 낮아 조기진단이 어렵다. 임상에서 널리 쓰이는 프로게스테론, 항생제, 조산 억제제 등은 치료 효과도 미미하다.
KIST 뇌과학연구소 이수현 박사 연구팀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조산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비침습형 전자약을 개발했다.
전자약(Electroceutical)은 전자(electronic)와 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약물 대신 전기, 빛, 초음파로 신경회로를 자극해 대사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신체의 항상성을 회복 또는 유지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조산은 자연적인 조기 진통, 조기 양막 파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궁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연구진은 도넛 모양의 신경전극을 개발해 임산부의 자궁경부에 비침습적으로 삽입한 후, 자궁 수축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조산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자궁의 수축신호를 감지한 후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전기신호를 발생시켜 골반 내 신경전달을 조절함으로써 자궁의 수축을 억제하고 자연 조기산통을 치료할 수 있는 전자약으로 기능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임신한 쥐와 돼지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전자약을 통해 발생시킨 전기자극으로 자궁 수축 현상을 지연 및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자궁수축억제에 대한 신약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어 왔지만, 미미한 효과와 부작용 때문에 새로운 방법으로 작용하는 의료기기가 필요하다. 이번에 개발된 자궁수축조절 의료기기를 통해 조산으로 인한 영아 사망 및 후유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KIST 이수현 박사는 “개발된 도넛 형태의 전자약은 기존의 화학적 약물 기반의 치료법이 아닌 전기자극을 이용해 자궁의 수축을 억제하는 치료기기로서 신개념의 의료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인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와 고려대안암병원 중개연구센터 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전기전자 분야 국제학술지인 ‘IEEE-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 최신 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Non-invasive Ring Electrode with a Wireless Electrical Recording and Stimulating System for Monitoring Preterm Labor
◇저자: 이이재/이창혁 KIST 선임연구원(제1저자), 안기훈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교수, 이수현 KIST 책임연구원(교신저자)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