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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재계 총수 신년메시지에 담긴 핵심 경영키워드 '고객'


고객중심 경영 통한 코로나 위기 돌파 의지 담아…자체 혁신·역량 제고 초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재계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핵심 키워드로 '고객'을 앞세웠다.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 코로나19 여파로 유례없는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변화를 통해 고객의 공감과 신뢰를 얻는 것이 미래 성장의 가장 기본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주요 그룹들은 이날 온라인 시무식을 열거나 최고경영자(CEO)의 영상 또는 이메일을 임직원들에게 전달하며 한 해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는 임직원들이 많아진 영향이 컸다.

이들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시장 환경이 급격하게 재편됨에 따라 이에 맞춰 변화를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특히 '고객'을 가장 중점에 두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지속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동력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1년을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준법 문화 정착 및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적극 부응해 신뢰받는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경제 전반의 변화가 촉진되고 있다"며 "'도전과 혁신'이 살아 숨쉬는 창조적 기업으로 변모해 혁신의 리더십과 차별화 된 경쟁력으로 업계 판도를 주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을 가장 중심에 두고 고객 경험·가치를 높이는 기업이 되자"며 "차세대 신성장 분야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미래 10년을 내다 보며 새로운 준비를 하자"고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별도의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이달 중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는 데다 오는 14일에는 불법 경영권 승계 관련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는 것이 부담 요인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달 말 결심공판에서 '준법 경영'의 의지를 드러낸 만큼 임원진들에게 다시 한 번 이를 강조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준법 문화라는 토양 위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여러 부당한 압력이 들어와도 거부할 수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만들 뿐 아니라 진정한 초일류기업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취임 이후 첫 해인 2019년부터 매년 '고객 가치'를 새해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또 고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영상 편지를 통해 LG의 변화를 촉구했다.

구 회장은 지난 2019년 첫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라는 점을 천명한 후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계속적으로 구체화 하고 있다. 앞서 2019년에는 'LG만의 고객 가치'를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 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등 세 가지로 정의했다. 또 2020년에는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의 페인 포인트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구 회장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더욱 개인화되고 소비 패턴도 훨씬 빠르게 변하면서 고객 안에 숨겨진 마음을 읽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제는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마음 속 열망을 찾아 이것을 현실로 만들어 고객 감동을 키워갈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이 감동하고 열광할 때까지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집요함으로 작은 것 하나부터 정성스레 만들어가면 좋겠다"며 "올 한 해 동안 LG의 고객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고객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공감, 집요한 마음으로 고객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 친환경, 미래기술, 사업경쟁력 영역에서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당시 메시지에서 밝힌 고객, 인류, 미래, 나눔 등 그룹 혁신의 지향점을 올해 본격 구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정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존과는 다른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됨에 따라 변화를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를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모든 활동은 고객 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품질과 안전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비로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며 올 한 해 동안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또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매년 열던 대면 신년회를 취소하고, 그 예산을 결식 취약계층 지원에 보탰다.

최 회장은 "어려운 여건들이 우리의 행복 추구를 저해하지 못하도록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도전과 패기,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기초로 힘과 마음을 모아보자"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주력 사업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임직원들을 향해 강력한 실행력을 주문했다. 또 지금껏 간과했던 위험요소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장점과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줄 것을 당부했다.

신 회장은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자세와 경기회복을 주도하겠다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며 "유능한 인재들이 베스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은 신뢰를 소중히 지켜나가며 긴 안목으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며 "스타트업을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들과 경계를 허물고 소통하며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조성우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고객'을 강조한 메시지로 눈길을 끌었다. 조 회장은 "효성은 항상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정직한 브랜드, 가격이 아닌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의 브랜드라는 굳은 믿음을 고객에게 심어줘야 한다"며 "효성을 고객이 믿고 인정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또 고객의 변화와 필요에서 모든 사업이 시작된다는 '고객' 중심 사고를 확립함과 동시에 변화에 적응할 조직 구축을 위해 업무 방식도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줄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혁신과 성장을 통해 100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란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철강 사업은 경쟁력 격차를 확고히 유지하고 그룹 사업은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며 차세대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속가능성장 모범기업으로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새로운 롤모델도 제시할 것이란 각오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미래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서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2~3년은 산업 전반의 지형이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혁신의 속도를 높여 K방산, K에너지, K금융과 같은 분야의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 가능 경영 역시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동반 성장 경영도 확대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최선을 다하자"고 덧붙였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사진=LS그룹]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신재생에너지·친환경 등 LS의 미래 성장 사업의 성과 도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등 4가지 핵심 목표를 제시하며 코로나19 속에서도 LS가 지속성장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기본으로 돌아가 구성원 모두가 사회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해현경장(解弦更張)'을 강조하기도 했다. 해현경장은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고처 매 본연의 소리를 되찾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구 회장은 "최근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 전략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심으로 한 ESG경영을 추구하고 있다"며 "제조업이 핵심인 우리 LS도 다시 한번 기본으로 돌아가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LS의 미래가 확보됨은 물론 존경과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 등 경제 위기 상황에서 위기 돌파의 원동력을 '고객'이라고 판단한 오너들의 경영 메시지가 유독 많았다"며 "예년에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성장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신년사에 담겼다면 올해는 국내외 경기부진의 지속으로 작년보다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것을 예감한 기업들이 미래를 위해 자체적인 혁신과 역량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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