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해외서 파는 '전자 마스크'…국내서 출시 안된 이유는


LG전자, 식약처 심사에 막혀 연내 제품 출시 불발…내년 1분기 중 출시 유력

박일평 LG전자 CTO가 'IFA2020'에서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LG전자]
박일평 LG전자 CTO가 'IFA2020'에서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코로나 시대'를 맞아 야심차게 준비했던 '전자식 마스크'가 끝내 올해 안에 국내서 출시되지 못했다. LG전자에선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해왔지만 식약처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9월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를 의약외품 마스크(보건용 마스크)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신청했다. 안전성·유효성 등을 제대로 검증 받고 싶었던 데다 이 제품이 '공산품'인 방역 마스크로 분류되면 향후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공산품으로 분류되면 별도 식약처의 허가 없이 판매할 수 있다.

이 제품은 LG전자의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특허 기술과 노하우가 담긴 제품이다. 또 마스크 앞에 교체할 수 있는 헤파필터(H13 등급) 2개를 붙이고 호흡에 도움을 주기 위해 소형 팬과 호흡 감지 센서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마스크로 유입되는 공기의 양은 헤파필터 아래 장착된 초소형 팬이 조절한다. 호흡할 때 발생하는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와 호흡 인지 알고리즘을 적용해 사용자가 숨을 들이마실 때는 팬의 속도를 높여 마스크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량을 늘리고, 숨을 내쉴 때는 속도를 줄이는 원리다. 또 USB-C 타입 배터리 충전 방식으로 한 번 충전에 최대 8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IFA 2020'에서 이 제품을 선보인 후 지역적 특성상 공기청정기 수요가 높은 시장인 대만과 홍콩에 지난 10월 말 처음 출시했다. 홍콩 현지 가격은 1천180홍콩달러(약 17만3천 원)다. 앞서 LG전자는 2019년 3월 퓨리케어 미니 공기청정기를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후 글로벌 첫 출시국으로 대만, 홍콩을 선택한 바 있다.

이후 LG전자는 이라크와 두바이,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 제품을 출시했으며, 공기청정기 수요가 높은 아시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출시 국가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재확산 되면서 제품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선 계획대로 이 제품을 올해 안에 선보이지 못했다. 지난 7월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를 공개하기 한 달 전에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 인증까지 받아 출시 준비를 마쳤지만 식약처 심사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통상 의약외품 허가 처리 기한은 근로일 기준 55일, 새로 개발돼 안전성·유효성 심사가 필요한 의약외품일 경우 70일을 기한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세 달여가 지난 아직도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정상적인 절차상 연내 심사가 마무리 돼야 하지만 결과는 이날까지도 나오지 않았다. 식약처 홈페이지 내 마스크 허가 현황에도 이 제품은 아직까지 검색되지 않고 있다. 다만 심사 과정에서 자료 보완이 필요할 경우 이 기간은 처리 기한에 포함되지 않는다.

식약처 관계자는 "민원 검토 진행 중인 사항은 공개하기 어렵다"며 "신청 여부 자체도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 [사진=LG전자]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 [사진=LG전자]

이에 일각에선 식약처의 대응 방식을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1천여 명을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 이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처의 늑장 대응으로 이를 국내서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마스크 수요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해외 시장에서 먼저 출시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꾼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 홍콩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정부의 대응이 느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대목"이라며 "시장 트렌드와 환경 변화에 맞춰 신가전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데 정부 때문에 제 때 출시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식약처의 허가 처리 기한이 임박한 만큼 내년 1분기 중에는 LG전자가 제품을 국내서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가격은 10만 원 후반대가 유력하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식약처에서 심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들었다"며 "이미 해외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식약처의 허가를 받게 되면 국내에서도 제품을 바로 출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해외서 파는 '전자 마스크'…국내서 출시 안된 이유는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