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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산업 대전환 ④] 생존 필수조건 'ESG경영'…총수들이 앞장선다


'ESG 전도사' 최태원 이어 이재용·정의선·구광모·신동빈·최정우도 가세

지난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글로벌 퍼펙트스톰'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코로나19가 언택트 시대를 앞당기고 디지털 전환의 촉매제로 작용하면서다. 미국과 중국을 대척점으로 하는 신냉전도 글로벌 경제 생태계에 엄청난 후폭풍을 낳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엄청난 변수다. 반(反)기업법 쓰나미 역시 경영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요인은 2021년 신축년(辛丑年)에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한국 경제는 전환 시대를 넘어 지형도를 바꾸는 변혁기에 들어설 전망이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인류는 지금 글로벌 환경·사회적 위기에 팬데믹까지 더해진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도전들은 글로벌 사회의 포괄적이고도 조화로운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 사회적 가치, 신뢰받는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 경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 나가야한다."

'ESG 전도사'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열린 '상하이 포럼 2020'에서 개막 연설을 통해 한 말이다. 최 회장이 강조한 것처럼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ESG는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에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를 뜻한다. 착한 투자를 표방하는 펀드들은 ESG를 소홀히 하는 기업들의 주식을 사들이지 않고,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ESG 기준에 미달하는 업체들과 거래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앞 다퉈 ESG 경영 방침을 발표하고,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본격적으로 ESG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역시 SK그룹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ESG 전도사'로 불릴 만큼 오래전부터 관련 조직을 만들고 이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특히 SK그룹 8개 계열사는 한국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ESG를 기업 경영의 새로운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아이뉴스24]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아이뉴스24]

재계 1위 삼성그룹도 ESG 경영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9년 삼성전자 50주년 창립기념식에서 "함께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동행'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중심의 사업 전환과 관련해 ESG 기반 아래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 구현에 몰두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ESG 정보의 투명하고 정확한 전달과 다양한 국내외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위해 2003년 이후 매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한국IR협의회가 주관한 '2020 한국IR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그룹 CSR 팀장을 맡고 있던 이방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향후 ESG 경영에 더욱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방수 사장은 향후 LG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해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ESG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ESG 전담 조직을 만들고 ESG 관점에서 종합한 기업시민보고서를 발간했다. 연임에 성공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그린수소 대량생산 체제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밖에도 업종을 불문하고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평가받던 에너지기업은 물론이고 이와 무관한 금융, IT 업계도 ESG 경영 성과를 강조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혼란과 기후변화 등의 문제를 ESG 경영을 내세워 해결한다는 목표다.

다만 국내 대다수 기업들의 ESG 경영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매년 상장기업의 ESG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데, 지난해 최상위 수준인 S등급을 받은 기업은 한곳도 없었다. 또한 평가대상기업의 68%(전년 74%)는 여전히 B등급(보통) 이하로 ESG 경영 수준이 취약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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