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전자부품업계, 신사업으로 '게임' 점찍어…왜?


기존 사업 답보 속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게임' 낙점

빅디퍼가 개발 중인 '샤이닝메이든'의 모습. [사진=빅디퍼 홈페이지 갈무리]
빅디퍼가 개발 중인 '샤이닝메이든'의 모습. [사진=빅디퍼 홈페이지 갈무리]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전자부품 및 주변기기 제조업체들이 게임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최근 다수의 전자부품 업체들이 기존의 사업 외에 새로운 사업으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을 뚜렷하게 가져가고 있는데, 이 중 상당수가 게임을 매력적인 '미래 먹거리'로 보고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게임산업의 유망성은 더욱 주목받는 추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성텔레콤, 시스웍, 삼본전자 등이 최근 들어 자회사 설립, 게임사 인수 등을 통해 게임산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유성텔레콤은 스마트폰 케이스나 전자부품 등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업체다. 지난 2018년 자회사 '빅디퍼'를 설립해 게임사업 진출을 시작했다. 현재 모바일 게임 '샤이닝 메이든'을 개발 중으로 '빅디퍼' 창립 이후 첫 게임이다.

빅디퍼는 지난 7월 대만, 홍콩, 마카오 등에 게임을 먼저 선보였으며 내년 중 글로벌 시장에도 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미소녀와 수집형 RPG 요소를 적용한 게임으로 60여개 이상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유성텔레콤은 지난해 24억6천만원의 영업손실에 머물렀는데 신사업을 발굴하며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제조 분야에서 IT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차원에서 게임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며 "게임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폰·스피커 등 음향기기 제조업체인 삼본전자도 지난 8월 게임업체인 하루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며 게임산업 진출 본격화에 나섰다.

삼본전자는 이미 지난해 SK텔레콤, 컴캐스트 등과 합작사를 설립해 e스포츠 산업에 진출했고, 1월에는 올해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하루엔터테인먼트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게임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발을 뻗는 모습이다. 올해 하루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야신', '신서유기', '영원M' 등의 게임을 퍼블리싱했고 새로운 퍼블리싱 게임 '신검'의 사전예약도 받는 중이다.

하루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삼본전자 인수 이후 기존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사업을 보다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루엔터테인먼트가 퍼블리싱 예정인 '신검'의 모습. [사진=하루엔터테인먼트]
하루엔터테인먼트가 퍼블리싱 예정인 '신검'의 모습. [사진=하루엔터테인먼트]

전자부품 업체 중에서는 이미 와이제이엠게임즈가 게임사업에 발을 뻗은 바 있다. 전신인 영백씨엠은 본래 스마트폰·전자담배 등에 들어가는 진동모터 생산 업체인데 지난 2016년 경영권이 인수되면서 게임사업 진출을 새로이 선언했고 사명도 와이제이엠게임즈로 바꿨다. 인수 과정에서 게임업계에 있던 고위 임원들도 다수 영입했다. 현 민용재 대표 역시 CCR, 넥슨 등의 게임사들을 거쳤다.

사명 변경 이후 '트리플S', '삼국지인사이드' 등의 게임을 출시한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지난 2019년 게임 개발사 액션스퀘어의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하며 게임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액션스퀘어는 '블레이드', '삼국블레이드' 등을 개발한 업체다. 내년 초 신작 '소울워커 아카데미아'를 내놓아 아직 진동모터 사업 쪽에 대부분이 쏠린 매출을 조금이나마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권이 인수되면서 기존 진동모터 사업과 함께 게임사업에 새로 진출하게 됐는데 게임사업에 대한 새로운 경영진의 의지가 매우 강했다"며 "사명을 바꾼 데서도 나타나듯 앞으로도 계속 게임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순 게임사업 진출을 넘어서 IT 분야 신사업을 개척하기 위해 게임사를 손에 넣은 경우도 있다. 클린룸 등 반도체 관련 장비업체인 시스웍이 지난 11월 드래곤플라이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스웍은 당시 계약으로 드래곤플라이의 지분 18.6%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순차적으로 드래곤플라이의 경영권도 이전받게 된다.

시스웍이 드래곤플라이를 인수한 것은 신사업인 헬스케어 사업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다. 시스웍은 지난 8월 의료기기 전문 스타트업인 비비비에 인수된 후 헬스케어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발을 뻗고 있는데, 모바일 게임사이자 VR(가상현실) 콘텐츠 개발 업체인 드래곤플라이 인수로 이 같은 기조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오는 23일 드래곤플라이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재식 비비비 부사장이 드래곤플라이의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이와 함께 의료기기, 전자부품·기기, 의료용 분석·치료·진단기기 등의 연구개발과 제조·판매 및 서비스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전상현 시스웍 대표는 인수 당시 "하드웨어 개발·제조업체가 초연결 시대를 맞이해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은 아니다"라며 "기존의 B2B 사업 외에 B2C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판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전자부품·주변기기 제조업체들이 게임 사업에 손을 대는 이유는 관련 시장의 미래 수익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제조업 분야의 성장성이 한계에 부딪친 상황에서 유망성 높은 사업 진출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제조업 분야의 미래가 밝지 않은 데다가 최근 코로나19로 관련 사업이 움츠러드는 경향을 보이면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게임 분야가 투자 대비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데다가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게임 등 IT 관련 신규 사업에 대한 관심을 제조업체들이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전자부품업계, 신사업으로 '게임' 점찍어…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