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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조현범 앞에 놓인 숙제…경영권갈등·상호분쟁 최우선과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올라서…최대주주로서 '조현범 체제' 본격화

왼쪽부터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왼쪽부터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대표이사로 올라서면서 '조현범 체제'를 본격화했다. 최대주주로서 경영 전면에 나선 조 사장에게 경영권갈등과 상호분쟁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조현식 단독대표 체제에서 조현식·조현범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최대주주인 조현범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본격적으로 그룹을 이끌게 됐다.

앞서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시간외 대량매매로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보유지분 23.59%를 모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조현범 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율이 19.31%에서 42.90%로 높아지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조현범 사장과 후계자 경쟁을 했던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의 지분율은 19.32%에 머물러 있다.

앞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공개한 입장문에서 조양래 회장은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문 발표에도 불구하고 형제들은 조현범 사장을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조양래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매각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지난 7월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조양래 회장의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조희경 이사장이 청구한 성년후견 심판에는 조현식 부회장도 참여하고 있다. 조현식 부회장은 지난 8월 재판 참여를 결정하며 발표한 입장문에서 "회장님의 최근 결정들이 회장님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며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10.82%를 보유한 차녀 조희원씨 역시 성년후견 심판에 참가인 자격으로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범 사장과 다른 3명의 형제가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3명의 지분율을 모두 합쳐도 30.97%에 그치면서 조현범 사장의 지분율과 10% 이상 차이가 난다.

조현범 사장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로 올라서며 경영 전면에 나선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가족간 불화와 무관하게 최대주주로서 경영권 굳히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당분간 조현식 부회장과의 '불편한 동거'도 이어가야 한다. 다만 각자 대표인만큼 조현식 부회장은 그룹의 이미지와 계열사 시너지에 집중하고, 조현범 사장은 신사업 개발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한국아트라스비엑스(BX)을 흡수합병해 사업형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어서 조현범 사장의 신성장동력 찾기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국아트라스비엑스의 주력 사업인 납축전지 사업은 친환경 자동차의 성장 및 납축전지 기술개발의 한계, 각국의 납 규제 정책 등으로 인해 리튬전지로 대체될 환경에 처해 있다. 이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한국아트라스비엑스를 합병해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조현범 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사명 분쟁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조현범 사장은 옛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사명 변경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명 변경 이후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테크놀로지의 반발을 샀고 법적 다툼을 벌이다가 결국 패소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29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상호를 다시 교체할 예정이다.

사명 변경을 주도했던 조현범 사장에게는 뼈아픈 실책이 된 셈이다. 조현범 사장과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형제들도 이러한 실책을 공격의 빌미로 삼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법적 다툼에 따라 일단 상호 변경에 나서면서도 법적인 다툼은 이어갈 계획이다. 법적 다툼의 최종 결론은 조현범 사장의 위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관계자는 "가처분 인용에 따라 일단은 상호를 변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면서 "상호 변경 이후 법적인 판단을 다시 받기 위해 소송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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