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대규모 주파수 재할당 대가가 업계 예상을 뛰어 넘은 가운데, 곧 이은 5G 주파수 추가 경매까지 부담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추가 경매가 대부분 새롭게 발굴되는 주파수임을 감안해 기존 할당 및 재할당에 따른 주파수 사용료에 추가 주파수 대가가 얹어지는 모양새라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 중인 가계통신비 인하뿐만 아니라 디지털 뉴딜 추진을 위한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빠르면 내년 5G 추가 주파수 경매가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는 5G 스펙트럼 플랜에 따라 내년까지 전국망 대역인 중저대역에서 총 470MHz폭을 확보할 계획이다.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트래픽 사용량과 업계의 니즈가 높아진다면 언제든지 경매에 나설 수 있다고 공언한만큼, 정부도 주파수 효용가치를 따져 가용할 수 있는 주파수에 대한 경매 추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바 있다.
다만, 지난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파수 재할당 산정방식과 대가를 공개하면서 예측가능성 저하로 미래 투자 불확실성이 더 깊어졌다.
과기정통부는 재할당 산정방식으로 경쟁적 수요로 인해 추진된 과거경매 낙찰가를 그대로 반영하는 동시에 5G 투자 촉진을 위한 투자옵션을 추가하면서 업계 예상을 2배 이상 웃도는 사실상 3조7천억원의 대가를 책정했다. 이는 주파수 대가를 책정하는데 있어 경제적 가치를 산출하기 위한 정부의 재량권이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4번째 주파수 경매이자 첫 5G 주파수 경매의 총 낙찰가는 3조6천183억원이다. 내년 재할당이 예정된 재할당 대역의 경우 2G와 3G, LTE 주파수 대역으로 5G 주파수 사용료와 함께 부담돼야 할 비용이다. 즉, 현재 조건에서 3조7천억원이 추가로 들게 되는 셈이다.
2번째 5G 주파수 경매 역시 별개 부담돼야할 대역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2021년까지 추가 확보하기로 한 주파수는 첫 경매에 매물로 등장한 3.5GHz 주파수 인접대역이다. 간섭제외대역이었던 3.4~3.42㎓의 20MHz 대역폭과 이후 대역인 3.7~4.0㎓에서의 300MHz 대역폭이다. 여기에 SK텔레콤과 KT가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로 반납한 2.3GHz 주파수에서 80MHz폭 이상을 확보키로 했다. 과거 3차 주파수 경매에서 유찰된 바 있는 700MHz 주파수에서는 40MHz폭을 가져온다.
이에 따라 2021년까지 정부가 확보하는 5G 주파수는 총 470MHz 대역폭 이상이다. 이는 5G 1차 주파수 경매의 중저대역 300MHz폭에 1.5배 가량 증가된 양이다.
이번 재할당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가치를 추산하기 위해 과거 경매대가를 반영하고, 5G의 예상매출액 등을 결합하면 2차 주파수 경매 대가는 1차 대비 더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5G가 초기 시장임을 감안해 LTE 초기와 마찬가지로 경매 설계에 따라 과열양상을 빚을 수도 있다. 1차때 우려했던 4조원 돌파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게다가 2023년에는 초고주파 대역인 28GHz 주파수 이용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2차 주파수 경매와 더불어 재할당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또한 2026년은 대규모 재할당이 이뤄지는 내년 할당대역이 5G 주파수로 확보됨에 따라 3차 5G 주파수 경매까지도 이뤄질 공산이 크다. 여기에 5G 1차 경매 할당대역인 3.5GHz 주파수는 2028년 이용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3차 경매 역시도 앞선 주파수의 재할당에 대한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
즉, 1~2년 단위로 조단위의 주파수 경매 및 재할당이 지속 반복되는 모양새다. 이 때마다 과거경매대가와 옵션 등이 추가된다면 그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역대 주파수 낙찰 가격은 지속 높아진 바 있다. 2011년 1차 주파수 경매 1조7천15억원, 2차 2조4천289억원에 이어 5G 주파수 경매는 3조6천183억까지 올라섰다.
주파수 대가가 높아지는 것과 더불어 때마다 연구반을 통해 도출되는 대가가 시점마다 다른 방식으로 책정되고 있어 예측이 어렵다는 점 또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할당은 지난 2016년과는 또 다른 산정방식이 도입됨에 따라 향후 재할당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라며, "예측이 안되는 상황에서 마음놓고 경매 입찰에 나설 수도 없고, 그 낙찰가가 다시 재할당에 영향을 끼치고 투자 조건 등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상태에서 어떻게 향후 추진될 경매에 나설 수 있는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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