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지난 광화문 집회 주동자에 대해 '살인자'라고 표현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국민에게 '살인자'라고 또 해보라"는 취지로 채근했고, 이에 노영민 실장이 언성을 높이면서 설전으로 이어졌다. 결국 여당 원내대표인 김태년 운영위원장이 제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13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노 실장을 향해 "대통령을 곁에서 지켜야하는 분이 저급한 길바닥 언어 같은 날카로운 언어로 말한 것에 대해 많은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라며 "(살인자 발언이) 틀렸나, 과했나"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에 노 실장은 "과했다"라고 답했고, 배 의원은 "틀리지는 않았다는 것인가. 국민을 대상으로 살인자라고 한 것에 입장 변화가 없는 것이냐"라고 거듭 질문했다. 이에 노 실장은 "허위로 자꾸 되물으시면 안 된다. 국민을 대상으로 말씀드리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이후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14일 전국 각지에서 열릴 예정인 진보단체들의 주말 대규모집회 계획을 거론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나중에 뒷감당을 어떡할 것인가"라며 "민중공동행동이 대규모로 집회해 코로나가 확산하면 그 부분은 노 실장 말씀대로 살인자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노 실장은 "집회 금지 쪽으로 한번 세게 추진해보겠다"라며 "집회 주동자들이 방역 당국의 행정명령 등을 지키지 않아서 그곳에서 정말 확진자가 나오고 사망자가 나온다면 역시 비난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어떠한 비난이냐"라고 거듭 '살인자' 발언을 채근하자, 노 실장은 "제가 지난번에 과하다고 했던 표현을 다시 하라는 말이냐"라고 언성을 높이면서 두 사람 간 설전이 시작됐다.
두 사람 간 설전이 점점 수위를 높여가자 김태년 운영위원회 위원장이 급기야 중재에 나서면서 김 의원에게 "과하다고 (사과한) 표현을 다시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라고 지적했고, 김 의원은 "그때 당시에 국민에 대해서 살인자라고 했던 표현이…"라며 질문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노 실장은 결국 "(살인자라는 표현은) 국민에 대해서 하지 않았다"라며 "어디서 가짜뉴스가 나오냐 했더니 여기서 나온다. 속기록을 보십시오. 전 속기록을 봤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급기야 "비서실장님 그렇다고 그렇게 반응을 보이면 어떻게 하냐"며 "그렇게 발끈하실 일은 아니다"고 강하게 제지했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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