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직구' 열풍 속 해외 주식형펀드에 다시 돈 몰린다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해외주식 직구 열풍과 달리 시들했던 해외주식형 펀드에도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배터리와 4차 산업혁명 등 미국 테마형 주식펀드 투자가 늘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펀드 자금 설정액은 지난 9월 3천125억원이 증가한데 이어 10월에도 1천406억원 늘어나며 순유입세로 돌아섰다. 이는 그동안 해외 주식형펀드 환매가 이어지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순유출을 지속하며 총 1조296억원이 빠져나갔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 간접투자인 펀드보다 직접투자를 선호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말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잔고는 28조9천억원으로 지난해 말(12조원) 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춤했던 해외 주식형 펀드에도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자금유입이 많은 펀드는 해외주식 직접투자에서 인기가 많았던 테슬라 애플 아마존 앤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종목이 포함된 지수나 업종과 연관성이 높았다. 특히 언택트(비대면)와 관련된 기술주 비중이 높고, 소비재로 친숙한 종목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해외 주식의 경우 국내 주식에 비해 정보 접근성이 낮아 직접투자를 할 경우 주가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에 더해 환율 변동 리스크도 투자자가 직접 감안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펀드는 이런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주식 직접투자 열풍이 자연스럽게 해외 주식형펀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자금유입이 가장 많은 해외 주식형 펀드(ETF 포함)는 미국 주식형 펀드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지수형 상품과 배터리나 4차 산업혁명 등과 관련된 펀드에 투자가 많았다.

세부적으로는 'AB미국그로스펀드'의 설정액이 최근 3개월 동안 1천7억원 늘어 자금유입 규모가 가장 컸다. 뒤를 이어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 849억원, '삼성KPDEX미국FANG플러스(H)' 545억원, '한국투자KINDEX미국S&P500' 480억원,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H' 425억원 등이었다.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순자산이 5천억원을 넘어서며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 중 시가총액이 가장 컸다.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은 미국 나스닥100 지수의 변동률과 유사하게 자산을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인덱스 펀드다. 올해 들어서만 순자산이 4천억원 넘게 증가했으며,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