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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CJ 혈맹…韓 마블·아마존 꿈꾼다


쇼핑·콘텐츠 시너지…해외 시장 진출 '날개'

 [로고=각 사]
[로고=각 사]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네이버와 CJ그룹이 손잡고 국내를 넘어 해외로 도약한다. 양 사 경쟁력을 더해 글로벌 콘텐츠·커머스 시장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판 마블·아마존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네이버와 CJ그룹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6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기로 했다. CJ그룹이 네이버의 자사주 1.28%(6천억원)을 확보하고, 네이버는 ▲CJ대한통운 자사주 7.85%(3천억원) ▲CJ ENM 자사주 4.99%(1천500억원) ▲스튜디오드래곤 신주 6.26%(1천500억원)를 갖는 구조다.

업계에선 양 사가 동맹을 넘어 '혈맹'을 맺었다고 분석한다. 네이버가 다른 기업과 지분을 맞교환한 사례 중 최대 금액인 데다, CJ그룹이 국내 대기업과 상호 지분투자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17년 미래에셋대우와 자사주를 교환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했지만, 규모는 5천억원에 머물렀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총괄(왼쪽부터) [사진=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총괄(왼쪽부터) [사진=네이버]

이번 혈맹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빛을 발할 전망이다.

우선 양사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진출한다. 네이버의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CJ그룹의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영상화해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에 유통하는 방식이 유력시 된다. 이미 지난해 CJ ENM은 네이버웹툰 원작의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타인은 지옥이다'를 선보인 바 있다.

이를 위해 양 사는 콘텐츠 제작, 창작자 육성을 위한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해 3년간 3천억원을 투자한다. 펀드를 활용해 IP 라이선스를 공격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2차 콘텐츠 제작 및 소싱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네이버웹툰과 라인망가를 통해 양질의 IP를 보유하고 있고, 6천700만 이용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가치가 높은 IP 선별 능력이 있다"며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NM의 tvN, 티빙뿐 아니라 넷플릭스 등 안정적인 유통망을 갖고 있어 국내외 시장에 웹툰 기반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CJ ENM의 '티빙'이 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도약할지도 주목된다. 네이버는 이번 협약으로 티빙에 추가 금액을 투자키로 했다. 향후 네이버와 티빙 멤버십 결합 상품도 출시 예정이다. 다만, 투자금액 및 지분율은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티빙은 지난 1일부로 CJ ENM에서 물적분할해 조만간 JTBC와의 합작법인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당초 JTBC는 합작법인에 20% 이상의 지분을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지면서 최근 지분율을 20% 미만으로 낮춘 바 있다. 양사 모두 추가 투자 유치에 나선 상황이어서 네이버 외 별도 사업자가 지분 투자에 참여할지도 관심사다.

◆네이버쇼핑, CJ대한통운 업고 韓 아마존으로 도약

네이버는 국내 1위 택배 인프라를 가진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배송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

업계에선 지난 4월부터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선보인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가 브랜드 스토어를 넘어 중소상공인(SME) 대상 스마트스토어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네이버쇼핑에서 상품을 주문 시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센터에서 상품이 출고돼 24시간 내 전국으로 배송되는 형태로, 이커머스업계 트렌드인 '라스트마일'에도 부합한다.

주목되는 부분은 네이버쇼핑의 해외 시장 진출이다. 네이버쇼핑이 CJ대한통운의 글로벌 물류 인프라를 이용해 해외 직구와 역직구를 모두 지원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도 네이버쇼핑은 해외직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구매 대행에 그친 수준이다.

특히 네이버가 '라인'을 통해 일본과 동남아시아 입지를 다져온 만큼, 이들 지역으로 쇼핑 사업을 확대하면 한국의 아마존으로 거듭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류 열풍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아마존도 한국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기 위해 국내 판매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다수의 중소 판매자를 보유한 네이버가 이 시장에 진출하면 성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귀띔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풀필먼트, 허브터미널 등을 구축하고 있는 CJ대한통운과 장기적 관점에서 협업해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라며 "글로벌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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