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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 실탄' 우리금융 이제 증권사 노린다…아주캐피탈·아주저축은행 인수 눈앞


손태승 회장 비은행 부문 강화…내부등급법 부분 승인으로 총알 넉넉해져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아주캐피탈 인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약점으로 지목돼온 비은행 계열사를 두 곳이나 확충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구채 발행 등 그간 우리금융이 꾸준히 실탄을 발행해온 만큼, 아주캐피탈 인수 이후에도 계속해서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3일 이사회에 아주캐피탈, 아주저축은행 인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아픈 손가락 비은행…업계 8위 캐피탈·견실한 저축은행, 한 번에 품고 설움 날린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6월 웰투시인베스트먼트(GP)가 아주캐피탈 지분 74%를 인수하는 데 투자자(LP)로 참여했다. 우리은행은 웰투시제3호투자목적회사(PEF)를 통해 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시에 해당 PEF가 향후 청산할 경우 나머지 지분에 대해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도 갖고 있다. 아주캐피탈 지분 인수금액은 5천700억으로 알려졌다.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경우 아주저축은행도 동시에 품을 수 있다. 아주저축은행은 아주캐피탈의 100% 자회사다.

우리금융은 신속하게 아주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시킬 방침이다. 23일 이사회 결의가 이뤄지면, 곧바로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연내 편입 승인을 받는 게 우리금융의 목표다. 아주저축은행의 경우 당장은 손자회사로 두되, 2년 내로 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주캐피탈 인수가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우리금융은 그간 약점으로 지목돼온 비은행 계열사를 2개나 늘릴 수 있게 된다. 우리금융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업계 8위에 해당하는 아주캐피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5.6% 상승한 617억6천만원의 당기순익(연결 기준)을 올렸다. 작년 한 해 동안 1천15억원의 순익을 낸 알짜회사다. 상용차 금융이 강점으로 꼽힌다.

아주캐피탈이 우리금융과 한 식구가 되면, 신용도 상승에 따라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기대감으로 아주캐피탈의 주가는 지난 21일 전일 대비 700원 오른 1만3천500원에 마감됐다. 장중 1만6천원선까지 뛰기도 했다. 우리금융으로서도 비은행 계열사가 늘어나는 만큼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기존 우리은행이나 우리카드가 수용하지 못했던 고객을 수용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캐피탈사가 연간 1천억원의 순익을 낸다는 건 그만큼 영업망이 탄탄하다는 것이다"라며 "우리금융으로선 사업포트폴리오 확충을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아주캐피탈은 조달 금리 하락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큰 손' 우리금융, 6조원 실탄 어디에 쏠까

아주캐피탈 인수 이후에도 우리금융은 계속해서 인수합병 시장의 큰손으로 남을 전망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장기화 되고 있는 국내외 경기 침체, 오픈뱅킹 시행에 따른 금융사 간 경쟁 격화 등의 위기를 언급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올해 경영전략 중 하나로 들었다. 손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을 강조해왔다.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 우리금융은 지난 9월엔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선순위 회사채 2천억원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또 올 1월, 6월, 10월 세 번에 걸쳐 신종자본증권(영구채)를 발행했다. 모두 9천억원 규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우리금융에 대한 내부등급법 변경을 부분적으로 승인했다. 내부등급법이란 회사의 위험가중자산을 평가하는 방식 중 하나다. 그간 우리금융은 표준등급법을 적용받은 탓에 타 지주사 대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낮았는데, 3분기부터는 부분 승인의 효과를 볼 전망이다. 10월 신종자본증권 발행 이후 우리금융그룹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2.83%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정된다. 6월말 대비 10베이시스포인트(bp) 상승한 수치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이 약 6조원의 출자 여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1순위 타깃은 증권사다. 보험사도 없긴 하지만,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업권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니다. 우리금융은 올 3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IMM PE에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참여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등급법이 부분적으로 승인됐고, 연초에 비하면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있는 국면이라 인수에 나서기 적절한 시기다"라며 "채울 부분이 많은 만큼, 매물이 나올 때마다 후보군으로 분류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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