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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광' 회장님들…긴 추석연휴에 선택한 책은


신동빈·정용진·정몽규·구자열, '독서 경영' 앞장…추천 도서 통해 현 고민 담아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각 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야외 여가 활동이 제한되면서 취미 생활로 독서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진 가운데, 재계 주요 인사들이 택한 책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긴 추석연휴에 읽을 만한 도서로 각광을 받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 추석 연휴에 읽을 만한 책으로 홍성태 한양대 경영학 교수의 '그로잉 업(LG생활건강 멈춤 없는 성장의 원리)'을 추천했다. 이를 통해 '위드 코로나' 시대에서 임원들이 해법을 찾길 바란다는 점을 은연 중에 내비친 것이다.

이 책은 차용석 부회장이 직접 밝히는 경영철학과 임직원의 목소리를 담아 저성장 시대를 이기는 '그로잉 업' 전략이 담겼다. 차 부회장은 지난 2004년 말 LG생활건강의 CEO로 합류한 후 30여 건의 M&A를 성공시켰으며,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다른 그룹의 성공 사례가 담긴 책을 추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번 추석에 읽을 책으로 ▲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상근고문의 '초격차 리더의 질문'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 창업자 겸 CEO인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의 '투자의 모험'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가 쓴 '빅체인지, 코로나19 미래 시나리오'를 선택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달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추석 연휴 때 읽을 도서 구입"이라는 글과 함께 이 책들의 사진을 올린 바 있다.

특히 '초격차 리더의 질문'은 삼성전자 전문경영인의 리더십이 묻어 있는 책으로, 범삼성가인 신세계그룹 오너가 이를 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은 20만 부 이상 판매된 2018년작 '초격차' 이후 리더들의 실질적 고민과 현실적 질문에 답하기 위해 권 고문이 2년 만에 낸 '실전편'이다.

'투자의 모험'은 블랙스톤을 글로벌 3대 사모펀드로 키운 창업자 겸 CEO인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의 첫 번째 저서다. 이 책은 투자자와 기업가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투자 비법을 담고 있다.

'빅체인지, 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는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가 지난 7월 펴낸 저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망을 '3년 내 단기 질서 변화'와 '10년 이상 중장기 질서 변화' 등으로 나눠 통찰했다.

이 책들은 경영 관련 서적으로,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로 닥친 경영 위기 속에 어떻게 조직을 이끌고 어디에 투자할 지에 대한 정 부회장의 고민이 묻어있다고 평가했다.

또 정 부회장은 경영 서적 외에 '까면서보는 해부학 만화'와 '튀김의 발견'도 추석 연휴 추천 도서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까면서보는 해부학 만화'는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개최한 우수출판콘텐츠 과학 부문에 선정됐으며, 해부학 전공자가 보기에도 어려운 해부학이 각종 패러디로 표현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튀김의 발견'은 과학, 역사, 인문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튀김을 다룬 책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말콤 글래드웰의 책에 등장하는 '쓴 고추냉이 속에 붙어사는 벌레에게 세상은 고추냉이가 전부'라는 표현을 인용해 지금까지의 관습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오랜 성공의 틀에서 효율성만 추구하다 사고의 유연성과 감수성이 경직돼 고객의 목소리를 잃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고객을 중심에 두고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서광'으로 알려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올해 여름휴가 때 임직원들에게 제프리 페퍼의 '파워', 로버트 아이거의 '디즈니만이 하는 것', 대니얼 J 레비틴의 '석세스 에이징', 라이언 홀리데이의 '스틸니스' 등 4권의 책을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파워'는 개인의 성공과 조직의 혁신을 위해 리더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책에 담았다.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컴퍼니 회장의 자서전 '디즈니만이 하는 것'은 디즈니가 왜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등 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 M&A를 추진했는 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다뤘다. '스틸니스'는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우리 안의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방법이 서술돼 있다.

또 정 회장은 지난 5월에도 신입사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통계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의사인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를 선물했다. 이 책은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를 설명한 책으로, 빌 게이츠가 미국의 모든 대학 졸업생들에게 직접 선물한 것으로 알려진 화제의 책이다. 저자 한스 로스링은 지난 2012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사실에 근거해서 세계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방법을 습득하길 바란다"며 "앞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HDC의 주역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매년 그룹 신임 임원들에게 책을 선물하며 메시지를 전달해 재계의 주목 받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13년 그룹 회장 취임 이후 매년 신임 임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책을 선물해왔다.

특히 구 회장은 지난 2017년 말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그룹 명예회장의 저서 '불타는 투혼'을 임원들에게 주며 "새로 임원이 된 사람들이 꿈의 배포를 한층 키워 스스로 오너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해달라"고 주문했다. 2018년 말에는 '논어를 읽으면 사람이 보인다', '최고의 질문'이란 책 두 권을 임원들에게 선물하며 "유언실행, 즉 말을 했으면 행동으로 지킴으로써 신뢰를 쌓고, 그를 통해 후배들이 자연스럽게 리더로서 인정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초에는 신임 임원들에게 '모험가적 리더'가 돼야 한다고 당부하며 홍의숙 인코칭 대표가 쓴 '리더의 마음'과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립자의 '살아가는 힘', 이기주 작가의 '말의 품격'을 선물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 오너들을 중심으로 '독서 경영' 분위기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독서가 기업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점차 많은 기업들이 책 읽는 문화를 만드는데 적극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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