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등급 결정을 또 다시 유보했다.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등급 심의를 두고 게임위의 고심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18일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개발사인 스카이피플에 따르면, 게임위는 지난 17일 회사 측에 등급 결정 연기를 통보했다.
앞서 게임위는 지난 8월 21일 해당 게임에 대한 등급 결정을 연기한 바 있는데, 이번에 재차 심의 보류를 통보한 것이다. 추가적인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류 요인으로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게임등급 분류 신청을 접수하면 15일 이내에 게임위에서 등급을 통보한다.
스카이피플 측은 "게임위가 이번 등급 연기 사유에 대해 블록체인을 활용하지 않는 일반 인게임 콘텐츠는 문제가 없으나 블록체인, 그 중에서도 특히 NFT(대체불가능한토큰)를 이용해 게임 아이템을 개인 자산화하는 것에 대해 추가적인 심층 검토가 필요하다고 알려 왔다"며 "사실상 내년 3월 특금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과 문체부의 정확한 시행령이 있기 전까지는 무기한 연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위는 이미 두 달간 수차례에 걸쳐서 블록체인 기능에 대한 추가 설명자료를 스카이피플에 요청했다. 스카이피플 측은 이에 대해 "게임위가 블록체인과 NFT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보완자료를 수차례 제출했음에도 심의 결론이 나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며 "결국 심의가 나지 않는 이유는 게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 자산화에 대한 확답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굳이 게임위의 등급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구글 플레이 등 오픈마켓이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돼 있어, 청소년이용불가가 아니라면 곧바로 앱 마켓에 등록은 가능하다. 다만 스카이피플 측은 "정부 기관의 심의 체계를 존중해 국내 게임법과 규제에 맞춰 합법적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기를 원한다"라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게임위의 등급 분류를 받은 사례는 사실상 없다. 몇몇 블록체인 게임들이 심의를 신청했지만 모두 등급 분류를 받지는 못했다. 지난 3월 모인의 '크립토몬'이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았으나 글로벌 출시 버전에 비해 블록체인 관련 요소를 많이 희석시켜 심의를 받았기에 실질적인 심의 통과라고 보기엔 애매하다.
반면 해외에서는 '더 샌드박스', '크립토키티' 등 NFT를 적용한 게임이 여럿 정식으로 출시된 바 있다. 유명 게임 제작사인 유비소프트는 아예 블록체인 관련 부서를 사내에 운영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를 주최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에는 아예 NFT를 가상화폐 등 흔히 같은 블록체인으로 묶이는 요소들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스카이피플 관계자는 "향후 게임과 블록체인의 융합은 게임산업에서 피할 수 없는 하나의 큰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게임위에서 스카이피플과 다른 국내 게임 제작사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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