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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한미약품' 송영숙號, 닻올린 한 달 만에 '경영능력' 시험대


신용등급 하락에 신약개발 '올스톱'…코로나19 영향 적자전환까지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임성기 전 회장 유지를 받들어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단 없이 신약개발에 계속 매진하겠다. 해외 파트너들과의 지속적 관계 증진 등을 통해 제약 강국을 이룰 것이다."

한미약품을 이끌 새 회장에 고(故) 임성기 회장의 미망인 송영숙 회장의 취임 일성이다.

한미약품그룹의 송 회장이 '뉴 한미' 닻을 올린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그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최근 신용등급 하락에 신약개발 올스톱, 실적 악화 등 그룹 경영 곳곳에 가시밭길 연속이지만 어떤 수완을 발휘하는지 한미약품 안팎에선 의문마저 든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10일 그룹을 이끌 새 회장으로 송영숙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을 추대했다고 발표했다. 송 회장은 1948년생으로 올해 나이 72세다. 임 전 회장의 부인으로 2017년부터 한미약품 고문(CSR 담당)을 맡고 있다. 그룹 경영에 직접 참여한 이력은 없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제약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 인사가 의외라는 반응을 쏟아낸 바 있다. 장남 임성윤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회장직을 승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를 총괄 지휘하면서 최근 그룹을 대표해왔다.

회사 측은 15일 송 회장이 한미약품그룹과 계열사 발전 과정에 임 전 회장과 함께 주요 경영 판단 사항을 협의하는 등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그룹 성장에 공헌해왔다고 설명했다.

국내 공장과 연구소 설립 등 주요 투자 사항에 대해서도 임 전 회장과 논의하며 판단을 도왔다는 것이다. 특히 북경한미약품 설립 당시 한·중 간 정치 문화적 차이에서 빚어진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하지만 송 회장은 최근 신용등급 강등에 신약개발 올스톱, 적자전환 한 실적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어 취임부터 고민의 연속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한미약품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내렸다. 연이은 기술수출 권리 반환 등으로 연구개발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과 이에 따른 차입 부담을 반영했다.

2016년 베링거인겔하임의 올무티닙 권리 반환, 사노피와의 퀀텀프로젝트 계약조건 변경 등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일라이릴리와 얀센도 'BTK inhibitor', 'LAPS CLP/GCG' 등에 대한 기술수출 권리를 반환했다. 최근에는 사노피까지 회사의 최대 기술수출 계약 건인 에페글레나타이드 권리를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한신평은 기술수출, 마일스톤 달성 등 회사의 연구개발(R&D) 성과가 재투자 재원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안착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성과를 통한 안정적 수익 창출 구조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졌다고 봤다.

대규모 시설 투자와 기술수출 계약금 반환으로 차입 규모도 크게 늘었다. 한미약품은 2016년 이후 약 1천800억 원 규모의 cGMP 설비투자를 진행했으며 평택에 3천7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바이오플랜트를 건설해 바이오신약 생산기반을 구축했다. 회사의 차입금은 지난 3월 말 기준 7천582억 원으로 증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한미약품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렸다. 회사의 단기적 현금 창출 규모는 기존 예상치를 하회할 전망이며 이전 수준의 재무구조 회복에는 다소간의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나신평은 내다봤다.

아울러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한미약품으로부터 확보했던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을 중단하고, 권리 반환을 결정하면서 엎친 데 덮친 상황이다.

사노피는 연구개발 전략의 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임상 진행 어려움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사노피로부터 수령한 계약금과 마일스톤 2억 유로(약 2천600억 원)는 반환 의무가 없고, 임상 데이터를 모두 인계받게 된다.

신재훈 한화증권 연구원은 "진행 중이던 임상 중 10월에 종료 예정인 임상 1건은 한미약품이 직접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다양한 대사증후군 치료제로 개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나머지 임상 4건은 중단하기로 했다.

한미약품
한미약품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분기 한미약품의 실적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으면서 깊은 수렁에 빠졌다. 특히 한미약품의 중국 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은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을 맞았다. 영업손익과 순손익은 모두 적자 전환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 2천434억 원, 영업이익 106억 원, 순이익 5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4.1% 감소했으며 매출액과 순이익도 각각 10%, 71.7% 줄었다.

한미약품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전세계 헬스케어 분야 시장이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대면 시대를 주도할 경쟁력 있는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했다.

어어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새로운 파트너사를 찾는 것을 포함해 다른 적응증 탐색, 랩스커버리 기반 바이오신약 후보물질들과의 병용 연구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사노피가 진행하던 5건의 임상 3상 자료를 모두 넘겨받고 그중 오는 10월 완료되는 1건은 한미약품이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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