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그림책 작가 백희나가 '구름빵' 소송 심경에 대해 직접 밝혔다. 계약서를 잘못 쓴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 백희나 작가는 여기까지 밖에 싸우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는 '구름빵'으로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 아스티르드 린드그렐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백희나 작가는 2004년 집필한 '구름빵'의 저작권을 출판사에게 뺏겼다. 대법원까지 가는 기나긴 소송 끝에 그는 저작권을 출판사에 넘겨줘야 했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에서 유재석은 "소송을 하시지 않았냐"라며 '구름빵'을 언급했다. 백 작가는 "(처음에 '구름빵'은) 잡지에 들어가는 시리즈 중 하나였다. 계약서를 보고 뭔지 모르겠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라고 했다. 형평성 때문에 다른 작가들과 똑같은 계약서에 사인을 해야 한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백 작가는 "단행본으로 나올 때는 당연히 (출판사에서) '믿고 하라'라고 했으니까 믿고 기다렸다. 계약을 다시 작성해주지 않았다. 문제가 많이 되니까 (돈을) 돌려주겠다고 언론에 공표를 했고 저는 기다렸다. 안 돌려주셨다. 그래서 재판을 하게 됐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유재석은 "작가님은 일정 금액만 받고 저작권은 출판사가 독점을 하게 되는 계약을 한 거 아니냐"라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백 작가는 "수익도 중요하지만 작가 입장에서 제일 속상한 건 의도를 가지고 만든 게 있는데 다른 방향으로 변형이 되어간다. 고양이 남매로 설정한 이유도 아이들에게 성 정체성에 대해 고정관념을 주고 싶지 않아서 설정한 거다. 애니메이션화되면서 저의 의도와 달라지게 됐다"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후배 작가들에게 미안하다. 여기까지밖에 못한 것에 대해. 길을 잘 닦아놨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울러 백 작가는 후배들을 향해 "계약서를 쓰고 내 작품을 처음으로 보여줄 때 다들 부족하다는 이야기만 할 거다. 당신은 별거 아니고 하찮다는 이야기를 할 거다. 자기 자신만큼은 자기 작품이 최고라는 걸 잊지 마라. 나 자신만큼은 나를, 내 작품을 최고로 대우해줘야 한다. 다음은 없다. 이 작품도 꼭 지키시길 바란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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