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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그리워지는 그 이름, 이안삼!…9월21일 추모음악회 연다


정선화·김성혜·하성림·이현·이재욱·송기창 등 6명 출연

한국가곡연구회가 오는 9월21일 이안삼 작곡가를 추모하는 '이안삼 가곡과 함께 하는 한국가곡의 밤-내 마음 그 깊은 곳에'를 연다. 윗줄 왼쪽부터 정선화, 김성혜, 하성림, 이현. 아랫줄 왼쪽부터 이재욱, 송기창, 김건와, 장동인.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1. “이안삼 선생님 빨리 일어나세요.” 지난 2018년 8월 19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제12회 이안삼의 음악여정’ 콘서트가 열렸다. 선생과 씨줄과 날줄로 엮인 성악가·시인들이 건강회복을 빌며 마련한 공연이다. 선생은 그해 4월부터 몸이 안 좋아져 외출을 삼간 채 병원과 집을 오가며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임청화, 이미경, 김지현, 김성혜, 이윤숙, 이현정, 정선화, 신승아, 조경화, 허미경, 이현, 이재욱, 진성원, 김성록, 송기창, 석상근, 이정식, 이태운 등 18명의 성악가들이 ‘우리 곁으로 어서 돌아와 달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그의 작품을 노래했다.

#2. 지난해 1월 26일 서울 목동 하이페리온 아파트 102동 로비.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새해 새날 아름다운 노래가 있어’가 열렸다. 이날 10개월 만에 선생이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카페 회원들은 해마다 선생을 모시고 새해음악회를 개최했는데, 몸이 편찮아 외출이 힘드니 어떻게 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묘안을 짜냈다. 찾아가는 음악회를 기획해 선생이 사시는 아파트 로비에서 음악회를 열게 된 것. 비록 노래 부르기에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멋진 공연이 됐다. 허미경, 김성혜, 이현, 이정원, 석상근 등이 선생의 쾌유를 빌며 음악회를 진행했다.

#3. 테너 이현이 지난해 5월 11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디오이오 스튜디오에서 한국가곡 앨범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출반기념 쇼케이스를 열었다. “2003년 쯤 이었어요. 당시 김천고등학교에 근무하던 선생님을 처음 뵀습니다. 저는 갓 영남대에 부임했고요. 이때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를 운명처럼 만났습니다. 듣자마자 힘이 넘치는 선율에 반했죠. 한마디로 전율이었어요. ‘한국가곡이 이런 매력이 있구나’ 눈 뜨게 해준 고마운 노래입니다. 그 후 15년 넘게 선생님과 교류했습니다. 제 예술혼의 멘토였습니다.” 이현은 이안삼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1년 넘게 병마와 싸우고 있는 스승이 빨리 완쾌되기를 바라는 소망이 그대로 배어 나왔다. 노래 중간 중간 선생과의 추억을 이야기 할 땐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울컥했다. 앨범엔 선생 작품 4곡을 포함해 모두 11곡을 담았다. 사실상 ‘이안삼 헌정앨범’이다.

#4. 지난해 9월 7일 서울 목동 하이페리온 아파트 102동 로비. 선생은 1943년 9월 12일생이다. 이안삼카페 회원들은 곧 77세 생신을 맞을 선생을 위해 희수(喜壽) 음악회를 준비했다. 테너 이현·소프라노 정선화와 함께 ‘버스데이 쿠킹 콘서트(Birthday Cooking Concert)’를 개최한 것. 선생이 작곡한 노래 한곡을 부르고, 그 노래에 어울리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음악X음식 콜라보 음악회’다. 두 성악가뿐만 아니라 반주자와 사회자 모두가 앞치마를 두르고 나와 맛있는 콘서트를 만들었다. 이현은 특급셰프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경북 경산에서 직접 재료와 도구를 바리바리 싸들고 올라와 요리솜씨를 뽐냈다. 다만 공연이 끝날 때 까지 선생이 음악회를 함께 하지 못해 많이 속상했다.

#5. 정선화·김지현·이윤숙·이정원·오동국·남완 등 6명이 ‘기적의 치유’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안삼의 명품 한국가곡을 연주했다. 이들은 올해 1월 14일 서울 강남구 삼익아트홀에서 ‘이안삼 가곡과 함께 하는 2020 신년음악회’를 열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국에서 열리는 웬만한 가곡 음악회는 빠지지 않고 참석해 성악가를 격려했던 선생을 공연장에서 뵐 수 없어서 많이들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서정성 짙은 선생의 대표가곡을 중심으로 새해 음악회를 개최했다. 비록 선생이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큰 아들인 이시섭 씨 내외가 대신 참석해 아쉬움을 달랬다.

한국가곡연구회가 오는 9월21일 이안삼 작곡가를 추모하는 '이안삼 가곡과 함께 하는 한국가곡의 밤-내 마음 그 깊은 곳에'를 연다.

2년 넘게 이어온 ‘이안삼 쾌유 음악회’를 이젠 더 이상 열지 못한다.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그대가 꽃이라면’ 등의 명품 노래를 만든 이안삼 선생이 지난 8월 18일 별세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름다운 우리 시에 선율을 붙인 한국가곡의 르네상스를 위해 온몸을 바쳤다. 한국가곡 전성기를 되살리려 ‘클래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고, 인터넷 가곡 카페 활성화에 앞장섰다.

“선생님 벌써 그리워요.” 이안삼과 마치 한몸인 것처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성악가들이 하늘의 별이 된 그를 추모하는 음악회를 준비했다. 정선화 회장이 이끄는 한국가곡연구회는 ‘이안삼 가곡과 함께 하는 한국가곡의 밤-내 마음 그 깊은 곳에’를 오는 9월 21일(월)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학동로 삼익아트홀에서 개최한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관객수를 제한하고 철저한 방역조치를 한다.

‘한국가곡연구회 기획공연 No.2’로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서는 6명의 성악가들이 선생의 가곡 2곡씩을 부른다. 모든 노래가 베스트이기 때문에 각자 선곡에 애를 먹었다.

소프라노 정선화는 이안삼이 고안해 낸 클래팝 계열의 ‘금빛날개(전경애 시)’를 들려준다. 한국가곡에서는 드물게 탱고리듬이 가미된 곡이다. 이어 해 아래 눈부신 너, 달 아래 수려한 너로 표현된 ‘느티나무(김필연 시)’를 노래한다.

‘여름 보름밤의 서신(한상완 시)’은 원래 ‘토지’를 쓴 박경리 선생을 사모하는 마음을 담은 곡이지만, 소프라노 김성혜는 이를 이안삼을 그리워하는 노래로 바꿔 부른다. 또한 ‘위로(고옥주 시)’에서는 그의 작품이 우리 모두에게 위안을 선사했음을 되새기게 해준다.

정말 그대가 꽃이라면 하얀 민들레였으리. 소프라노 하성림은 ‘그대가 꽃이라면(장장식 시)’에서 별 같은 마음으로 지친 땅에 꿈을 준 선생을 추억한다. 그리고 ‘연리지 사랑(서영순 시)’에서는 서로 뿌리는 다르지만 나뭇가지가 하나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보이는 것에 빗댄 부부간의 지극한 사랑을 풀어 놓는다.

테너 이현은 남성미 넘치는 폭발적 파워 보컬이 돋보이는 ‘세월의 안개(안문석 시)’와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 시)’를 연주한다. 테너 이재욱은 노랫말 속에 감성적 이미지가 묻어나는 ‘산길(전경애 시)’과 ‘잎새바람(홍금자 시)’을 선사한다. 또 바리톤 송기창은 쓸쓸함과 고독함을 견딘 뒤에 찾아오는 달관의 경지를 느끼게 해주는 ‘바람 부는 날(김종해 시)’과 ‘시절 잃은 세월에(고영복 시)’를 노래한다.

출연자 모두가 이안삼의 최대 히트곡인 ‘내 마음 그 깊은 곳에(김명희 시)’를 합창하며 콘서트를 마무리 한다. 피아노 반주는 장동인과 김건와가 번갈아 맡는다.

/민병무 기자 min6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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