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NHN은 지난 6월 "경남 김해에 제2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해시 부원동에 들어설 이 데이터센터는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규모다.
그러자 김해양산환경연합은 김해시에 의견서를 보내 "김해 데이터센터가 10만대의 서버를 운영한다면 아파트 10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하는 전기량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라며 "그 규모에 상응하는 전자파 방출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전자파 문제를 주장하며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데이터센터 전자파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경기도 용인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려다 무산됐다. 일부 지역 주민이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면 엄청난 전자파가 발생하고, 냉각탑에서 오염물질이 나와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반대한 탓이다.
이들 주장대로 데이터센터에서 건강을 위협할 정도의 전자파가 나오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낮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전파 분야 민간 연구소인 미래전자공학연구소는 지난 2018년 12월 네이버 의뢰로 네이버 춘천 데이터센터 '각', LG유플러스의 평촌 데이터센터 '메가센터' 등의 전자파를 측정하기도 했다. 측정 결과 모두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의 전자파는 나오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네이버 데이터센터 주변 15개 장소의 전자파 평균치는 0.16밀리가우스(mG)로 일반 전자레인지(19.79mG)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집안 측정치 평균(0.6mG)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 전자파 역시 인체보호기준(833mG) 대비 1% 미만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전자파 기준은 대부분의 국가가 따르고 있는 WHO의 국제권고기준(2000mG)보다 엄격한 편이다. 메가센터 완공 후에는 '평촌 더샵 센트럴시티' 아파트까지 지어졌지만, 전자파 영향이 있었다는 얘기는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전파연구원 유충현 주무관은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는 없지만, 전자파는 거리가 30cm가 떨어지면 10배 가량 줄어든다"며 "일반인이 데이터센터 안에 들어갈 일도 없다"고 말했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전자파가 감소하는 데다 데이터센터는 보안상 동네 주민이 서버실에 접근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데이터센터 전자파 발생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이미 국내에서 운영되는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지리적 여건, 주변 인프라 등을 고려해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158개의 데이터센터 중 60%가 수도권에 있다. 민간 데이터센터만 보면 74%로 더 높게 나타난다.
네이버가 용인 데이터센터 신설 계획을 철회한 뒤 진행한 부지 공모에는 오히려 지자체 등 96곳이 지원서를 냈을 정도로 유치 경쟁이 치열했다는 점도 전자파 논란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사람에게 유해하다는 증거는 없다"며 "무리한 억측"이라고 말했다.
NHN 측도 "데이터센터는 외부 공기가 유입되면 공조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두꺼운 단열재와 콘크리트를 사용해 외기를 차단하고 있다"며 "전자파의 영향은 일반 가정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국배 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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