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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너도나도 바이오 진출…진짜 '호재'일까


부흥꾼 활개로 소액주주들 '피눈물'

[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증시 주도주 뒤바뀜 현상은 사회를 뿌리째 뒤흔든 위기가 변곡점이 된다. 올해 주식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언택트)을 기반으로 한 IT기업들의 성장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스포트라이트는 '바이오'가 받고 있다.

최근 코스닥 일부 종목들은 주가 부양책으로 '바이오 진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본업에 타격을 입으면서 주가를 유지하기 위한 대비책으로 보인다. 특히 주식담보대출로 반대매매 위험이 있는 종목일수록 바이오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지난달 탈황설비 업체인 B사는 바이오 신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 3천원대 주가가 2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임상시험 2~3상에 진입한 췌장암, 뇌암 치료제 등 4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미국 신약개발 업체 지분 51%를 2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힌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B사는 보수적으로 접근해도 미국 신약개발 업체의 가치가 6천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주가는 금세 원위치로 돌아왔다. 대주주 지분 반대매매를 비롯해 자금조달 연기, 경영권 분쟁 등의 악재가 발생하면서다. 사실 임상1상에서 상용화까지 될 확률은 10% 미만이다. 물론 중간에 기술수출을 해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지만 임상 단계별 통과도 녹록지 않다.

바이오주는 꿈을 먹고 자란다고 말한다. 당장의 성과와 실적은 없지만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상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는 상장사들은 몇 개의 성공 가능성 높은 파이프라인을 경쟁력으로 소개한다.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 중 하나만 성공해도 모든 비용을 상계하고 매출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콜센터 아웃소싱업체 H사도 독일의 신약 개발사를 인수하는 등 바이오 사업 문을 두드렸다. 이후 전·현직 경영인의 배임·횡령·부정거래 의혹이 불거지며 3천원이 넘었던 주가는 282원에 거래정지된 상태다. 현재 바이오 사업도 흐지부지된 상황이다.

소액주주들은 지금 되돌아보면 말이 안되는 사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이 악재와 호재를 구별 못하는 것은 '부흥꾼' 때문이다. 임상시험 문제 등 실물의 악재와는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회사 방문했는데 무조건 성공할 것' '개미 털기용'이라고 떠들고 다니면서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이들은 어느 시점이 되면 결국 수많은 피해를 낸 채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적당한 이득을 취한 뒤 '먹튀' 하고, 결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소액주주들이 남아 신세를 한탄한다.

최근 한달간 B사를 취재하면서 기업 관계자보다 주주들의 항의를 더 많이 받았다. '어디서 돈을 받고 기사 쓰냐'부터 '일부러 악재 기사를 써서 회사측에 돈을 요구했다'라는 황당한 이야기를 욕설과 함께 전해 듣는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주주들의 알 권리를 위해 기사를 쓸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류은혁 기자 ehryu@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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