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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차기 성장동력 띄우던 '365플러스' 철수수순?


2016년 점포 수 정점 찍고 이내 내리막…매각 쉽지 않아 일각서는 '철수설'도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자산유동화 등 선제·적극적 조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돌파하려 애쓰고 있는 홈플러스의 편의점 브랜드 '365플러스'의 운명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365플러스의 점포 수는 지난 2016년 기준 390여 개로 정점을 찍은 가운데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7년 한 해 동안 59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고 지난 2년 사이 200개에 가까운 점포가 문을 닫으며 지난해 연말 기준 156개까지 줄어들었다.

365플러스는 홈플러스가 지난 2011년 시작한 사업이다. 당시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에 대비해 비교적 규제가 강하지 않은 편의점 사업을 차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실제 2013년 도성환 전 홈플러스 사장은 "향후 10년 내 편의점을 5천개까지 확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같은 해 홈플러스의 공격적 편의점 사업 확장이 국정감사 주제로 등장하기까지 했다.

홈플러스가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으며 365플러스 사업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홈플러스 본점.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가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으며 365플러스 사업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홈플러스 본점. [사진=홈플러스]

2017년 임일순 현 사장의 취임 직후까지만 해도 전망은 밝았다. 임 사장이 바이더웨이 등에서 경력을 쌓은 '편의점통' 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 사장 취임 이후 벌어진 상황은 예상과 정반대였다. 계약이 만료된 점포는 폐점했고 신규 출점은 거의 없었다.

이는 홈플러스가 골목상권에 적합하지 않은 전략을 펼친 결과로 분석된다. 홈플러스는 편의점 사업 초기부터 간판에 '착한 가격, 편안한 가게!'라는 슬로건을 다는 등 대형마트와 같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다.

다만 가성비 전략은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편의점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집중하기보다는 편하게 상품을 구매하려는 성향이 크다는 것을 간과했다는 평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365플러스를 외면했다. 타사 점포를 운영하는 가맹점주 역시 365플러스로의 전환을 꺼렸다. 업계 후발주자로 경쟁사의 점포를 전환시킬 필요가 있던 365플러스에게 이 같은 상황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비슷한 시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들은 앞다퉈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특히 재무적 안정성에 중점을 두는 사모펀드가 경영하고 있는 홈플러스는 더욱 급격한 비용 효율화에 들어갔고 편의점에 대한 투자 여력도 줄어들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편의점 사업을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365플러스 사업이 기업 신용도에까지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인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본업인 대형마트 사업의 수익성 악화도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7조3천2억 원, 영업이익 1천60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영업이익은 38.4% 줄었다. 특히 새로운 리스 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영업이익은 1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기순손실은 5천322억 원으로 악화됐다.

이에 홈플러스는 임원 임금 20%를 반납했고 안산점과 대전탄방점을 연쇄 매각했다. 어느 정도 수익성이 나는 점포의 가치가 정점에 있을 때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인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는 "자산유동화에도 인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아이뉴스24 DB]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는 "자산유동화에도 인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아이뉴스24 DB]

다만 이 같은 홈플러스의 구조조정이 365플러스 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이다. 보유하고 있는 점포 수가 그다지 많지 않고 수도권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365플러스 규모의 점포 수는 한 분기 동안 열심히 출점하면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타 브랜드를 흡수할 경우 관련 인력도 떠안아야 하는 등 문제가 많아 출점에 비해 효율성 측면에서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365플러스가 지방 핵심 상권 요소요소에 점포가 분포한 것도 아닌 상황인 만큼 메리트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보면 결국 홈플러스가 기존 점포의 계약기간 만료와 함께 365플러스 사업을 종료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선을 그었다. 경영 상황상 공격적 확장 전략을 펼칠 수는 없지만 기존 점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365플러스 사업을 정리하거나 매각하려는 계획은 없다"며 "출점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높여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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