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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HDC, 아시아나항공 두고 '네탓공방'…계약금 2500억 어디로?


"지체책임 면할 수 없을 것" vs "지금이라도 반환절차 밟아도 돼"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계약금 2천500억원을 두고 벌어지는 '네 탓' 공방이다.

30일 금호산업은 보도자료를 통해 HDC현산이 거래종결을 회피하면서 그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HDC현산이 지난 26일 재실사를 요구하며 배포한 보도자료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호산업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 체결 후, 대규모 인수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해 왔으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및 재무 상태, 자금 수지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걸친 모든 자료를 수개월간 검증해오고 있다.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지연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지연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미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의 영업 및 재무상태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선행조건 충족 및 재점검 사항과 관련해 문제 삼은 사항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결국 HDC현산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거래종결을 거부하거나 이번 거래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금호산업 측 입장이다. HDC현산에서 이미 납부한 계약금을 반환할 수 없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금호산업은 전날 HDC현산 측에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항공 영업 환경의 급변 및 실적 악화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아니다"라면서 "2008년에도 글로벌 경제 위기는 계약해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계약 이행 보증금 반환 청구가 기각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으며, 재실사 요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특히 재실사 요구가 계약금 반환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지적을 강하게 반박했다.

HDC현산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HDC현산의 진정성 있는 재실사 제안은 계약금 반환을 위한 명분 쌓기로 매도됐다"면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가 선행조건 충족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당사의 재실사 요구를 묵살한 채 지난 29일 오전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HDC현산은 "지금이라도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과 진술 및 보장 위반 등 계약위반을 문제 삼아 계약해제를 선언한 후 반환절차를 밟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금호산업과 HDC현산 모두 거래종결 지연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미루면서도 대화를 이어갈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화를 거부할 경우 거래 무산의 책임을 떠안게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만약 HDC현산이 거래종결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이후 경영을 위한 점검 관련 협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며 "거래종결을 위한 신뢰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재실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내할 수 있을지와 계약 당사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어느 정도의 희생을 분담해야 할지 등 지금보다 발전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27일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3228억원에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또한 2조17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총 2조5천억원 규모의 '빅딜'로 계약금만 2천500억원에 달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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