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中 판호 재개 기대…재개돼도 장밋빛 전망은 금물"


'중국 게임 판호 전망과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중국 판호가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통상부 등 정부 부처가 올해 들어 판호 문제에 적극적인 데다, 미·중 대립 상황에서 중국이 전략적으로 한국에 먼저 손을 내밀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콘텐츠미래융합포럼의 '중국 게임 판호 전망과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은 "지난 4년간 중국 판호가 막히면서 10조원에서 17조5천억원 사이의 기대 매출이 소멸했다"며 "판호 재개는 한국 게임이 다시 중국에 진입, 중국 게임과 대결해 실력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게임 재도약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게임은 지난 2017년 이후 단 한 건의 중국 판호도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한한령' 여파다. 중국 게임 시장이 매년 성장일로를 달라고 있지만, 국내 게임업체들의 신규 진입 통로는 사실상 막힌 상태다. 애초에 정치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제재이기에 해결 과정에서도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기조발언을 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이날 기조발언을 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위 학회장은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이 예정대로 이뤄지고, 그 시점에 맞춰 판호가 재개됐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에서 판호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민간에서도 한국게임학회가 대중 모금운동을 펼치며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데다가 최근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중국이 한국에 우호적 제스처를 취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한 객관적·주관적 조건이 두루 갖춰져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여전히 판호 재개까지는 큰 변수가 남아 있다고 봤다. 위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늦어질 수 있고, 이 경우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어떤 대책을 세울지 강구해야 한다"며 "규제를 강화하는 중국 정부의 기조에 맞춰 어떤 게임이 판호를 잘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예측도 필요하며, 최근 중국 정부의 전체 판호 발급 숫자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왔다.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국장은 "중국 정부를 상대로 국내 게임사들의 직접적인 대응은 매우 어렵다"며 "문체부를 비롯해 산업부, 외교부 등 범정부 차원의 협상이 필요하며, 중국 게임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판호 재개를 위한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판호가 다시 개방된다고 하더라도, 국내 게임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판호가 재개돼도 국내 게임업체에게 중국 시장이 당장 '노다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은 "중국에 진출하는 게임들은 현지 퍼블리셔(Publisher)들을 다 끼고 있고 따라서 이들이 선택하는 게임 위주로 현지에 진출할 수밖에 없다"며 "불과 5년 전만 해도 중국 퍼블리셔들이 국내 중소기업 게임들과 많이 연결됐는데 지금은 중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도 높아져 어지간하면 자국 업체들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현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센터장은 "중국 시장은 퍼블리셔 중심이다 보니 이들도 일단 해외에서 좋은 평을 받은 게임을 수입하고 싶어하며, 그런 점에서 우선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최근 중국 게임업계도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국내 게임업체들은 마냥 장밋빛 기대를 하지 말고, 강점이 있는 분야를 깊숙이 파고들면서 역량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제8차 국회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의 모습.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제8차 국회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의 모습.

그러나 중국 게임 시장의 성장성은 분명한 만큼, 국내 업체들로서는 여전히 중국 시장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2천308억위안(한화 약 39조원)으로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1.7%에 달한다. 모바일 게임으로만 국한하면 성장률은 24.5%까지 뛴다.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 여파로 총 매출규모가 전 분기 대비 25%나 올랐다.

김상현 센터장은 "최근 들어 외국 게임 중에서는 일본 게임이 중국 판호를 받는 비율이 높은데, 일본은 기존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콘텐츠 라이센싱' 전략이 강하고 이들 IP가 중국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며 "콘솔의 경우 중국 내 경쟁 기업이 없어 일본 게임이 강세인데 콘솔 작품을 모바일과 PC 게임으로 2차 개발하는 것도 중국에서 인기"라고 설명했다.

중국 내 전반적인 게임 판호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꾸준히 판호를 발급받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결국 판호 재개 이후 효율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한국 게임업체들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된 견해다.

김상현 센터장은 "지난해 중국 모바일게임 매출액 가운데 IP 리메이크 게임이 전체의 65%를 차지했다"며 "또 최근 판호를 얻은 게임 중에서는 캐주얼 장르의 게임들이 절반 이상"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유명 IP 리메이크나 캐주얼게임 등 중국 현지에서 인기를 얻는 장르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中 판호 재개 기대…재개돼도 장밋빛 전망은 금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