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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올 상반기만 8310억…디지털채널 영업수익까지 공개하며 '디지털 올인'


언택트 트렌드 선도 위해 공개…조용병 회장의 조직개편·인재영입도 증가 한몫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신한은행 1천590억, 신한금융투자 1천320억…' 신한금융그룹이 각 계열사의 디지털 채널 영업수익을 공개하며 '디지털 전환'에 올인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untact) 바람이 거세 지면서 신한금융 디지털 채널 영업수익은 올 상반기 8천3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6.6%(1천740억) 증가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각 계열사별로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선임하고 이들의 협의체인 '디톡'을 운영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인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뉴시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뉴시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4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위기 대응 방안의 일환으로 디지털 채널을 통한 영업수익을 계열사별로 공개했다.

영업수익은 제조업으로 치면 일종의 매출이기 때문에 비용을 제외한 실질적인 이익은 아니지만, 사실상 비대면 채널로 벌어들이는 영업실적을 밝힌다는 뜻이다.

금융사로서는 드물게 신한지주는 2018년 1분기부터 은행 내부관리 기준으로 디지털 채널의 영업수익을 공개해왔다. 이에 앞서 2017년 하반기 조직개편으로 각 그룹사의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를 신설했다.

특히 이번처럼 신한은행부터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계열사별 디지털 영업수익 등을 자세히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디지털 채널 실적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실적 발표 자료에서 이렇게 따로 상세하게 추진 실적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라며 "내부 기준으로 계열사의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웹을 통한 신규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채널 영업수익은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채널이 확산하면서 크게 늘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영업실적이 개선된만큼 신한지주의 자신감이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신한금융은 실적 발표 자료에서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트렌드 확산에 따른 디지털 플랫폼 기반 영업이 확대됐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한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표=이효정 기자 ]
[표=이효정 기자 ]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신한지주가 디지털 채널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수익은 은행·카드 등 4개 계열사에서 총 8천3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천560억원보다 1천740억원, 26.6%나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단위로 디지털 채널 영업수익이 그룹 전체 1조3천8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4% 증가한 것에 비하면 확실히 올해 성장속도가 더 빠른 편이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1천320억원의 수익을 내서 같은 기간 105.3%나 폭증했고, 신한은행은 1천590억원으로 20.4% 늘었다. 또 신한카드는 17.7%, 신한생명은 17.4%, 오렌지라이프는 11.8% 증가했다.

디지털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취급건수 기준 50.6%에 달했다. 대출은 상품에 따라 취급이 까다로워 오프라인 영업점포를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예·적금 등 디지털 수신상품의 취급 건수는 올 상반기 전체의 72.6%였다. 같은 기준으로 지난 한해 디지털 수신 취급 비중이 68.7%인 것에 비해 소폭 높아졌다.

신한의 'My자산' 서비스 이용 고객도 올 상반기 417만명을 넘어섰다. My자산 서비스는 신한은행의 플랫폼 ‘쏠(SOL)’에서 실시간으로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연금 등 흩어져 있는 모든 자산을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10월 도입해 목돈마련, 고정지출 월납 관리 등 신규 기능을 계속 탑재하며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디지털금융은 이미 몇년 전부터 금융사들의 화두였다.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여·수신 상품 판매를 해왔는데 핀테크업체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도 금융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디지털채널의 영업수익 증가는 언택트 트렌드의 확산도 있겠지만 트렌드 대응을 위해 금융서비스를 갖추고 고객들이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금융 관련 규제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에는 1곳의 은행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 계좌에서 출금이나 이체를 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도입됐다. 또 정부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했으며,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에 이어 전자금융업법을 손질하는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통해 디지털 금융 관련 제도가 계속 수정되면서 시장 환경이 바뀌고 있다.

이에 금융사들에게는 디지털 채널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채널 영업수익을 공개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라는 방증이다"라며 "디지털 채널을 중시하는 움직임은 금융권으로 확산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조용병 회장은 디지털 사업부문도 주목하고 여기에 힘을 쏟고 있기도 하다. 몇년전부터 조직을 바꾸고 사람을 영입하면서 변화를 꾀해왔다.

신한지주는 2017년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각 그룹사의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신설했고, 그룹 내 CDO 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해 현재 '디톡'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당시 자본시장(IB), 글로벌부문 등을 손질하면서 디지털 사업도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 중심을 직접 통합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외부 인사도 영입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에 영입된 이성용 신한DS 대표는 올해 초 신한금융지주의 CDO로 선임돼 그룹의 디지털사업을 총괄하고 디톡을 이끌고 있다. 그는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코리아의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신한지주가 '디지털 후견인제'를 도입, 6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게 각각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을 맡도록 해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다. 이후 이를 10개 계열사 CEO로 확대 적용했다.

최근에는 조용병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7개 그룹사최고경영자(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디지로그(Digilog) 위원회'도 신설했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그룹 차원의 디지털 사업 실행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디지로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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