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부동산 전문가들 "文정부 부동산 정책, 실효성 없어…위헌소지도"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실효성이 크지 않은 데다 위헌 소지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서민을 위한 집값 안정이라는 선의의 정책이 전세난과 주택가격 상승, 임차인 부담 확대 등 풍선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최한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 이래서 3040 집 살 수 있나'는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을 규제하면서 금수저와 현금부자만 앉아서 돈 벌고, 서민과 3040의 내집마련은 멀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2017년 5월 70%에서 50%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최대 70%에서 40%로 규제를 강화했다. 또한 6.17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 주택 매입시 6개월 내 전입하지 않으면 주택담보대출을 회수하기로 했다.

두 연구위원은 "서민들과 3040세대들에게 청약시장은 가점 문제에 취약하다보니 사실상 그림의 떡"이라며 "이들은 대출을 통해 내집마련을 해야 하는데, 주택담보대출을 강화해버리면서 결국 제2금융권, 더 나아가 신용대출로 나아가면서 오히려 대출이 부실화됐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정부의 임대차 3법(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이 오히려 전세난을 일으키면서 결국 세입자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전월세 상한제로 인해 제도 도입 전 전세가격이 폭등했고 신규 임차인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 회장은 임대료 규제정책으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2억원의 자가주택 소유자와 20억원의 고급주택 임차인 중 약자는 2억원 보유 자가주택 보유자임에도 오히려 정부 규제로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또한 증액상한 요율인 5% 기준에 대해서도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제를 확대하면서 위헌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토지거래허가지역에서는 주거지역 18㎡, 상업지역에서 20㎡ 넘는 토지를 살 때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허가가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에서 토지거래허가제도를 시행했다.

이춘원 광운대 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는 유한한 토지의 경제적 속성에 비춰 투기거래를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전반적인 제한이 아닌, 특정지역의 시한부 제한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헌법재판소는 1997년 해당 제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도 제한적으로만 허용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정수연 제주대 교수는 부동산공시가격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공시가격을 산정할 때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시장변화율이 뒤섞여 현실과 동떨어진 '깜깜이'로 운영되고 있다"며 "토지·단독주택·공동주택 등 부동산 유형별로 검증체계가 달라 납세자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재건축 재개발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3가지가 동시에 오르면서 다주택자들의 출구를 사실상 봉쇄했다"며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결국 재건축·재개발·용적률 등의 규제완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