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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반도체' 멍석 깐 이재용…車 전장서 삼성 미래 찾는다


하만 인수 이후 '삼성=車 전장회사' 이미지 구축 평가도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이 신성장동력 사업인 자동차 전장사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어 재계 안팎의 눈길을 끈다.

이 부회장이 두 달여 만에 다시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회동을 하면서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양사의 전략적 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회동에서 차세대 친환경차와 UAM(도심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과 관련해 의견을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장소가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을 연구하는 남양기술연구소라는 점도 일각의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8월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비롯해 AI(인공지능), 5G(5세대 통신), 바이오를 4대 신성장 사업으로 선정했다. 2016년 미국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전장부품 글로벌 1위로 도약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두달만여 만에 다시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회동을 하면서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양사의 전략적 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뉴시스]
이재용 부회장이 두달만여 만에 다시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회동을 하면서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양사의 전략적 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뉴시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 경영진이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현대차그룹 경영진과 미래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삼성에서는 이 부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SDI 전영현 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았다.

정 수석부회장과 서보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사장, 박동일 현대기아차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부사장 등이 삼성 경영진을 맞았다.

이 부회장이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여건에서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극복 의지인 셈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현장을 찾아 자동차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티(MLCC) 전용 생산공정을 점검하며 미래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AI·5G·전기차 등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부품에 필요한 만큼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전자부품이다.

이 중에서도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장용 MLCC는 최근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과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자동차의 전장 확대로 MLCC 수요도 급격히 늘면서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MLCC가 1만개를 넘어서는 등 전장용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전세계 MLCC 시장은 올해 16조원 규모에서 2024년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전장용 MLCC 비중은 29%에서 35%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말했다. 또 그는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면서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전장부품은 이미 이 부회장 주도로 인수한 하만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삼성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삼성전자가 최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에 적합한 분야로 꼽힌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6년 이 부회장은 신성장 분야인 전장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하만을 9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에 인수했다. 삼성의 하만 인수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삼성의 전장사업을 핵심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만 인수로 '삼성=자동차 전장회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수주한 계약들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는 2022년 이후 전장 분야 매출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특히 통신분야 강점을 살려 세계 최초로 5G TCU(Telematics Control Unit, 차량용 통신 장비)를 BMW에 공급하는데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 수주도 따내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확실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에 대해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라며 "AI, 5G 이동통신, 바이오, 전장부품 등 4대 신성장동력으로 2020년까지 25조원을 투입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글로벌 리더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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