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7곳은 환경규제로 인한 부담이 크다고 조사됐다. 이에 기업들은 환경규제 준수를 위해 정부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9일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5개사를 대상으로 ‘환경규제 기업부담 실태와 정책 지원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 76.0%가 현재 환경규제 부담수준이 ’높다’고 응답했다.
가장 부담되는 환경규제로는 ‘화학물질 관리’(18.4%), ‘대기 총량규제’(16.1%), ‘대기 농도규제’(15.1%), ‘화학물질 등록·평가’(13.1%), ‘폐기물 관리’(11.8%), ‘통합환경관리’(7.9%), ‘자원순환관리’(7.2%), ‘미세먼지 저감조치’(6.6%)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대기 총량규제’(34.2%), 중견기업은 ‘화학물질 관리’(24.8%), 중소기업은 ‘폐기물 관리’(25%)를 가장 부담되는 규제로 꼽았다. 환경규제에 대한 애로사항으로 기업들은 ‘규제대응을 위한 투자비용’(45.5%)을 가장 많이 답했고, 이어 ‘과도한 행정절차와 서류’(31.5%), ‘기술부족’(23.0%) 순으로 응답했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 수준이 높다고 느끼는 이유는 올해부터 화관법의 시설 안전기준 확대 적용, 대기 총량규제의 전국적 확대, 대기 농도규제의 전년대비 30% 강화 등 여러 환경규제가 시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들은 강화된 환경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환경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의 68.4%는 과거 3년(’17~’19년) 대비 향후 3년간(’20~’22년) 환경투자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전과 비슷하다’는 30.9%, ‘감소’는 0.7%에 불과했다.
환경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기업들에게 투자 증가폭을 물었더니 평균 56.6%로 조사됐다. 규모별로는 대기업(61.8%), 중견기업(60%)이 중소기업(44.6%)보다 높았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정유(87.5%)가 가장 높았고, 정밀화학(67.7%), 발전(40.8%), 철강(38.1%)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이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투자비용 부담을 안고 있지만 다수 기업은 정부의 지원정책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투자 관련 정부지원책을 이용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기업 86.9%가 ‘없다’라고 답했다.
제조업체 D사 관계자는 “환경규제의 주요 대상이 대기업·중견기업인데 정부 지원대상이 중소기업에 한정되어 있고, 환경 관련 산업체에 대한 지원책은 많은데 비해 일반 제조업은 지원책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제조업체 E사 관계자는 “대기관리권역법 시행으로 ’21년 7월까지 한 대에 3억원 가량 하는 굴뚝자동측정기기(TMS*) 90대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며 “TMS는 저감장치가 아닌규제준수 여부를 측정하기 위한 장치인 만큼 TMS설치 지원대상을 중대형 사업장까지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지원 정책에 대해서 기업들은 기업 현실에 맞게 지원대상과 지원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기업들은 정부지원제도 개선방안으로 ‘환경투자 지원규모·대상 확대’(55.4%)를 가장 먼저 꼽았고, 이어 ‘기업 현장 기술지원’(33.8%), ‘우수기업 인센티브 강화’(8.8%), ‘규제이행 지원’(2.0%) 순으로 응답했다.
정부지원책이 필요한 분야로는 ‘대기’(55.4%)를 가장 많이 꼽았고 ‘화학물질’(25.6%), ‘폐기물’(17.7%)이 뒤를 이었다. 분야별 구체적 지원과제로는 ▲ 환경보전시설 세액공제율과 공제대상 확대 ▲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설치 지원대상 확대 ▲ 화학물질 인허가 Fast-track 대상 확대 및 상시화 ▲ 폐기물 처리 인프라 확대 등을 제시했다.
김녹영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많은 기업들이 환경투자를 확대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환경규제로 기업의 규제준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강화된 환경규제를 원활히 이행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기업의 지원 확대 요구를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