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올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상환되지 않은 주가연계증권(ELS)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판매 규모 제한을 받고 있는 은행 창구에서는 이미 한도가 모두 소진돼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파생결합증권(DLS) 등을 모두 포함한 ELS의 미상환 규모가 77조2천3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8.7% 증가했다.
상환되지 않은 ELS가 증가한 것은 올해 2월께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한국을 비롯해 유럽, 미국, 홍콩 등의 주요 증권지수가 일부는 고점 대비 30~40%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후 증시가 회복되며 안정을 되찾기는 했으나, 올해 초 이전 발행 당시의 주가지수를 기준으로 상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ELS가 아직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ELS는 발행 시점의 주가지수 등을 기준가격으로 매 3개월 또는 6개월 마다 지수가 최초의 80~90% 수준을 충족시키면 조기상환된다.
최근 증시 상황 때문에 ELS의 조기상환이 미뤄지면서 은행 영업창구에서는 ELS 관련 상품 판매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 대책의 일환으로 올해 초부터 원금비보장형 ELS 관련 상품 판매 제한을 받고 있다.
은행들은 ELS를 신탁으로 만든 주가연계신탁(ELT)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말 기준 ELT 판매잔고를 상한선으로 삼아 그 이상으로 판매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은행은 한도가 거의 소진돼 관련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ELS 조기상환이 많이 이뤄져야 상환된 금액만큼 다시 판매가 가능할텐데 상환이 미뤄지다보니 현재 한도가 꽉 차 판매할 수 있는 수량이 없다"고 전했다.
은행들은 규제를 적용받는 신탁형 ELS인 ELT 대신 펀드형 ELS인 주가연계펀드(ELF)나 원금보장형인 ELB를 대신 판매하고 있으나, 완전한 대체재는 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ELF는 펀드 수수료 등으로 인해 수익률이 ELT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ELB는 원금이 보장되는 대신 수익률이 그만큼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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