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주방 한켠에 자리 잡던 정수기가 보이지 않는 곳에 숨고 있다. 정수기 본체를 싱크대 수납장 등에 설치하고, 출수구만 외부에 노출시키는 '빌트인 정수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다. 다양한 주방 가전이 등장하면서 공간을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1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빌트인 정수기'가 인기몰이 중이다. 기존에는 카운터탑과 스탠드형 정수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으나, 최근 트렌드가 변하는 분위기다.
빌트인 정수기는 싱크대 위에 올려두고 쓰는 카운터탑이나 단독으로 세워두는 스탠드형 정수기와 달리 제품 본체가 싱크대 하단에 설치돼 출수구만 노출된 제품이다. 이로 인해 주방 공간을 보다 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빌트인 정수기의 인기는 다양한 주방 가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과 맞물린다. 에어프라이어, 식기세척기, 전기포트 등이 필수 가전으로 떠오르면서 주방의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게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1~2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주방에 차지하는 공간이 적은 빌트인 정수기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다.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고, 깔끔한 생활을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최근 LG전자는 처음으로 빌트인 '퓨리케어 듀얼 정수기'를 선보였다. 신제품은 냉수, 온수, 정수가 나오는 출수구와 식재료와 식기 등을 세척 및 살균할 수 있는 클린 세척수가 나오는 출수구가 함께 있다. 특히 출수구는 180도 회전이 가능해 공간 활용도를 더욱 높여준다.
LG전자의 가전 관리 앱 'LG 씽큐' 연동이 가능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를 이용해 정수기와 LG 씽큐 앱을 연결하면 필터 교체시기, 제품 상태, 물 사용량 등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으로 전기료 부담도 적다.
지난 2010년 빌트인 정수기 시장에 첫발을 디딘 코웨이의 경우 출시 초반보다 최근 들어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코웨이에 따르면 지난해 빌트인 정수기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가량 증가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보다 약 1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출시 10년 만에 국내외 누적 판매량이 25만 대를 돌파했다. 당초 국내 시장에서는 카운터탑 정수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지만, 빌트인 정수기를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시장의 경우 기존에도 빌트인 정수기 수요가 높아 판매 확대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는 국내에서 1종, 해외에서 7종의 빌트인 정수기를 판매하고 있다.
웰스도 지난해 '웰스 더원 정수기'를 통해 빌트인 정수기 시장에 진출했다. 이 제품은 독일 '레드닷'과 'iF', 일본 '굿 디자인' 등 세계적 권위의 디자인 어워드를 석권하며 디자인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웰스 더원 정수기는 3일에 1회씩 물이 닿는 직수관을 전해수로 자동 살균해주는 '바른 살균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위생에 더욱 신경 쓴 제품이다. 또한 이물질이 부착되지 않는 특성을 지닌 투명한 재질의 '수퍼 바이오 유로관'이 삽입됐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라이어, 식기세척기 등이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주방 공간을 최대한 실용적으로 활용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정수기는 물론 빌트인 가전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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