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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철옹성 40%선 8년만에 붕괴…사면초가 위기


2012년 롯데에 인수된 후 처음…자체 상품경쟁력 ↓·온라인 쇼핑몰 위협 ↑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가전 양판점 업계 최강자로 불리는 롯데하이마트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온라인 시장에 치여 실적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데다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급성장으로 제조사인 삼성, LG가 운영하고 있는 유통채널에도 조금씩 밀리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5년 전만해도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유지하던 롯데하이마트는 결국 지난해 점유율 40% 벽도 무너져 내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전 양판점 시장 점유율은 롯데하이마트가 38.7%로 1위를 차지했으며,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가 27.2%, 삼성전자판매(삼성디지털프라자)가 26.6%, 전자랜드가 7.5%를 차지했다. 롯데하이마트는 1위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지난 2012년 7월 롯데에 인수된 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점유율 40%대가 무너졌다.

롯데하이마트 대치 사옥 본사 전경 [사진=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 대치 사옥 본사 전경 [사진=롯데하이마트]

이처럼 롯데하이마트가 시장에서 밀리게 된 것은 자체 상품 경쟁력 약화와 온라인 쇼핑몰들의 선전, 프리미엄 시장 성장에 따른 가전 제조사들의 유통 경쟁력 강화 등이 주효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들의 강세는 롯데하이마트의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의 가전제품 거래액은 2018년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6.0%로 확대된 후 지난해 1분기 24.4%, 2분기 25.5%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또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전 제품 판매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거래액 비중이 절반 가량으로 치솟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롯데하이마트도 지난 2015년 10월부터 온라인몰 강화에 적극 나섰지만 이커머스 업체들에 밀려 매출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8%에서 최근 12%로 소폭 증가한 상태로, 올해 매출 비중을 15%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온라인에서만 '매출 1조 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롯데하이마트는 상품 경쟁력에서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자체 브랜드(PB)인 '하이메이드'를 지난 2016년에 론칭했지만 최근 프리미엄 시장 성장세와 맞지 않은 소형 가전 위주로 구성돼 있어 전체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하이메이드'의 현재 매출 비중은 전체에서 한 자릿수 정도로,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매출 비중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롯데하이마트의 상품 구성력도 최근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가전 제품 시장은 5년여 전부터 생활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프리미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태다. TV와 냉장고, 세탁기가 아직까지 주류를 형성하고 있지만, 일부 부유층만 구입하던 전기레인지, 건조기 등의 '신(新) 가전 제품'들이 점차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프리미엄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로 인해 롯데하이마트는 제조사들이 운영하는 유통채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을 대량 확보하지 못하면서 매출을 점차 뺏기고 있는 상태다. 롯데하이마트의 상품군 구성은 삼성·LG가 60%, 중소기업 및 해외 상품이 30%대, PB 등 기타 제품이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삼성·LG가 운영하는 유통채널은 자체 생산 제품들로 매장이 꽉 차 있고, 대부분 고객들이 최근 선호하는 프리미엄 제품들로 구성됐다"며 "롯데하이마트는 유통채널인 만큼 다양한 상품군 확보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해 삼성·LG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소기업·해외 상품들을 들여와 판매함으로써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의 시장 점유율은 최근 몇 년새 급상승했다. 특히 '하이프라자'는 LG전자의 막강한 가전 경쟁력 덕분에 경쟁사인 '삼성디지털프라자'의 점유율도 추월하며 시장 2위로 올라섰다. 하이프라자와 삼성디지털프라자는 대부분의 제품이 각각 LG전자, 삼성전자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로 하이프라자의 시장점유율은 2017년 22.5%였으나 2018년 26.7%, 지난해 27.2%로 껑충 뛰었다. 반면 삼성디지털프라자는 같은 기간 동안 26.8%, 25.2%, 26.6%로 큰 변동 없이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초프리미엄 가전인 'LG시그니처'를 필두로 트롬 세탁기, 디오스 냉장고, 휘센 에어컨 등으로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휩쓸면서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의류관리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피부관리기, 가정용 맥주제조기 등 신가전 시장도 LG전자가 이끌면서 하이프라자의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몇 년간 실적도 악화된 상태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하락한 9천300억 원에 그쳤고, 영업익은 20% 가까이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졸업·입학, 결혼, 이사 등 가전 판매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미세먼지가 잦아들면서 공기청정기 등 가전 상품 판매가 저조했던 것도 영향이 컸다.

이에 롯데하이마트는 희망 퇴직, 부실 점포 정리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체질을 개선하고, '메가스토어'와 '옴니 매장'을 중심으로 점포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의 부장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매출이 부진한 16개 롯데마트 내 매장도 폐점했다. 숍인숍 점포 수도 올해 총 96곳까지 줄일 계획이다.

기존 점포들은 운영 효율화를 위해 인근 지역 매장과 통합키로 했다. 또 작은 점포들을 정리해 임대 비용을 줄이고 체험형 시설이 갖춰진 대형 매장으로 집객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월 잠실점을 시작으로 경기 수원, 경기 안산에 '메가스토어'를 오픈했다. 또 다음달 오픈하는 울산점을 포함해 올 하반기에도 '메가스토어' 3곳을 더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메가스토어를 통해 집객 효율이 기존보다 30%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에는 주춤했지만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사태가 더 심각해지지만 않는다면 올 하반기에는 연초 목표한 것만큼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가 최근 2년간 수익성이 하락세를 그리며 고전해 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가정 내 생활 시간 증가, 프리미엄 가전 소비 확대, 역대급 무더위 등에 따른 계절 가전 판매량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며 "으뜸효율 환급사업도 판매량 상승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에는 롯데하이마트가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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