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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 사람들 죄 밝혀줘"…철인3종 최숙현 선수 안타까운 사망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철인3종 국가대표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카톡 메시지다.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들은 최 선수가 선수생활을 했을 당시 감독과 팀닥터, 선배 선수로부터 폭행과 폭언, 식고문까지 당해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나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故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故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이 의원은 "고 최숙현 선수가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였다. 대체 '그 사람들'이 누구인가"라며 "그 사람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같은 직장운동부에 속한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대한철인3종경기협회·경북체육회·경주시청·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고 최숙현 선수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행·폭언에 대해 신고를 하고 조사를 독촉했으나 하염없이 시간만 끌었고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진정서를 보내봤지만 아무런 사후조치가 없었다"며 "경북체육회는 비리를 발본색원하지 않고 오히려 고 최숙현 선수 부친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사건을 무마시키려고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주시청은 고 최숙현 선수의 부친이 제기한 민원에 '그냥 고소하라'고 으름장을 놓았으며 경주경찰서는 무성의하게 조사를 마치고는 검찰에 이첩시켰다"면서 "그 누구 하나 나서서 바로잡지 않고 쉬쉬거리며 온갖 방법을 동원한 회유 시도에 23세의 어린 최숙현 선수가 느꼈을 심리적 압박과 부담은 미루어 짐작해 보아도 엄청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아무도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세상 어디에도 내 편은 없다'는 좌절감은 결국 그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만들었다"며 "누가 이 선수를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가 지난 4월 8일 故 최숙현 선수로부터 폭력 신고를 접수했고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을 감안, 여성 조사관을 배정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건은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돼 대구지검 경주지청으로 송치됐다. 지난달 1일 대구지검으로 사건이 이첩돼 현재는 대구지검에서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망 전 최숙현 선수는 수년간 녹취록을 모은 것으로 밝혀졌다. YTN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경주시청 철인 3종 팀 관계자는 최 선수에게 "운동을 두 탕을 하고 밥을 한 끼도 안 먹고 왔는데 쪄 있잖아. 8.8일 때 너는 무슨 생각을 했니?"라고 했다. 최 선수가 "물을 너무 많이 마셨다"고 설명하자, 이 관계자는 "네 탓이잖아? 3일 굶자! 오케이? 잘못했을 때 굶고 책임지기로 했잖아? 이리 와, 이빨 깨물어!(찰싹) 야! 커튼 쳐. 내일부터 너 꿍한 표정 보인다 하면 넌 가만 안 둔다, 알았어?"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체중이 늘자 빵 20만 원어치를 억지로 먹게 해 먹고 토하고 반복한 일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 선수의 훈련일지에도 가혹 행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최 선수는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았다', '체중 다 뺐는데도 욕은 여전하다'고 적었다. '차에 치이든, 강도가 찌르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수백 번 머릿속에 맴돈다'는 극단적인 표현도 있었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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