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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영등포 상권 '동행세일' 효과 톡톡…'인산인해' 이어져


롯데百 재고 면세품 판매에 인파 500명 몰리고 신세계百·타임스퀘어 '장사진'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어머니 가방 하나 사드리려고 새벽 4시부터 와서 줄을 섰어요. 좋아하실 걸 생각하니까 피곤한지도 모르겠습니다."

26일 오전 8시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 광장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서진욱(남·가명) 씨는 이날부터 진행되는 롯데백화점 '면세명품대전'에서 물건을 구매하려 줄을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오전 7시 30분 전후로는 광장이 거의 다 찬 것 같다"고 덧붙였다.

◆'40% 할인'에 돗자리·캠핑의자까지 등장…영등포역 광장 '장사진'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해 준 재고 면세품 판매의 오프라인 판매를 본격화한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앞선 지난 25일에는 롯데백화점 노원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기흥점에서 '프리 오픈' 행사를 진행해 하루만에 8억6천만 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롯데백화점의 오프라인 재고면세품 판매가 500여 명의 대기 인파를 모았다. [사진=이현석기자]
롯데백화점의 오프라인 재고면세품 판매가 500여 명의 대기 인파를 모았다. [사진=이현석기자]

뜨거운 구매 열기는 본격적인 면세명품대전이 열리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영등포점과 연결돼 있는 영등포역의 지상 3층 광장은 이른 아침부터 명품 구매 기회를 노리는 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고객들은 제각각 신문지, 돗자리 등을 깔고 백화점 오픈만을 초조하게 기다렸으며 몇몇 고객은 캠핑 의자까지 가져와 가족 단위 '소풍'을 나온 모습이었다.

대학생 자녀와 함께 쇼핑을 하러 나온 50대 소비자 여선영(여·가명) 씨는 "아이들이 대학 종강도 했고 이 기회에 사고싶어하던 물건들을 사주기 위해 나왔다"며 "이런 일을 또 언제 해 볼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한번쯤은 해볼만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오전 10시경부터 번호표 배부를 시작했다. 매장이 오픈한 10시 30분까지 총 431명의 소비자가 번호표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누군가가 새치기를 했다는 항의로 인한 실랑이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코로나19 사태를 대비해 한 번에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은 30명 수준으로 정해졌으며 1인당 쇼핑 시간은 20분이었다. 롯데백화점은 총 1천 명 분의 번호표를 준비했으며 이날 내내 행사를 유동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30인 입장, 20분 쇼핑 원칙으로 몰려든 인파를 관리했다. [사진=이현석기자]
롯데백화점은 30인 입장, 20분 쇼핑 원칙으로 몰려든 인파를 관리했다. [사진=이현석기자]

롯데백화점은 오프라인 매장 면세명품대전에서 생로랑·끌로에·지방시 등 브랜드 제품을 판매해 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인 판매 수량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행사를 진행하는 8개 점포에 물량을 균등하게 배분해 '쏠림 현상'을 방지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면세점과의 개별 거래를 통해 한정된 물량만을 확보한 만큼 추가 주문 등은 불가능했다. 일종의 '한정 판매’인 셈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공간이 협소하고 코로나19 등의 문제도 있어 한 번에 많은 고객을 입장시키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최대한 많은 물량을 저렴하게 확보하고자 노력했으니 많은 성원 바란다"고 밝혔다.

◆"명품만 찾는 게 아니다"…일반 매장 이용객도 늘어 주변상권 '함박웃음'

행사장이 오픈하자 고객들은 입구에서 발열을 체크하는 과정을 거쳐 빠른 속도로 입장했다. 행사장은 다소 좁은 규모였으며 상품 라인업도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도 입장 고객들 상당 수가 미리 구매할 상품을 정해두고 들어온 만큼 쇼핑 과정은 제법 빠르게 진행됐다. 판매 가격은 백화점 정가 대비 3~40% 이상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눈에 띄는 것은 일반 매장으로 향하는 고객들의 발걸음이 다수 보였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명품 행사장과 별도로 열려 있던 입구를 통해 빠른 속도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 고객들은 명품 행사장에서 쇼핑을 하는 고객들을 신기한 눈길로 바라보기도 했다. 소비자 김명철(58·남) 씨는 "명품이 뭐길래 이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나는 4시부터 줄 서라고 해도 못 선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롯데백화점에는 일반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려는 고객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사진=이현석기자]
이날 롯데백화점에는 일반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려는 고객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사진=이현석기자]

일반 매장 이용 고객들은 대부분 이날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동행세일(동행세일)' 상품을 구경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것으로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동행세일을 맞아 '슈즈 페어' 등 다채로운 할인 행사를 준비했으며 영등포점에서도 매장 곳곳에 상품권 증정 등의 판촉 행사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같은 고객들의 발걸음은 인근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과 이마트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에서도 이어졌다. 평일 오전 시간대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의 고객들이 각 매장을 오가며 쇼핑을 즐기고 있었고 매장 직원들의 얼굴에도 활기가 돌았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의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수미(37·여·가명) 씨는 "동행세일 개최 사실이 널리 알려져서 그런지 평일 같은 시간대에 비해 손님이 많은 것 같다"며 "코로나19 이후 손님이 많이 줄어 힘들었는데 이번 세일 기간 동안 열심히 일해서 많이 팔아보겠다"며 미소를 띄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타임스퀘어점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타임스퀘어점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업계는 동행세일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침체된 소비심리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재고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중소 패션업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다만 일각으로부터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재난지원금) 등을 백화점·마트 등에서 사용할 수 없어 '절반의 성공'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동행세일 흥행을 위해 정부가 판촉비용 50% 부담 한시적 면제 등의 유인책을 내걸었고 유통업계 전반에서 집객을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는 만큼 침체된 소비심리를 되살리는 데 효과는 충분히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2주 동안 더욱 좋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준비해 매출 '턴어라운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세일 기간 후에도 프로모션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난지원금이 아직 완전히 소진되지는 않은 상태라 이를 사용하 수 없는 대형마트·백화점 등 업종은 다소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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