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선 가운데, 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 의심되는 환자가 14명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5명은 신장 기능이 나빠져 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경기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안산시 상록구 A 유치원에서 식중독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모두 2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A 유치원 원아로 전해졌다.
안산시 조사 결과, 현재까지 이 유치원과 관련해 100명이 설사·복통·발열 등 증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유치원에는 167명의 어린이가 다니고 있다. 교직원과 조리 종사자는 28명이다. 안산시는 신속대응반을 꾸려 역학조사에 나섰다. 먼저 원생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2차로 식중독 증상이 심한 원생의 가족 등 58명과 식재료 납품업체 직원 3명 등 84명도 검사했다.
검사결과 원생 42명과 교사 1명에게서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장 출혈성 대장균은 제대로 익히지 않은 소고기나 오염된 음식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되는 병원성 대장균의 일종이다. 심한 경련성 복통, 구토, 미열과 함께 설사가 동반되는 게 특징이다.
집단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면서 A 유치원은 30일까지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안산시는 정확한 감염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유치원에서 보관하고 있던 음식과 조리기구, 문고리, 교실, 화장실, 식재료 납품업체 조리기구 등 모두 104건의 환경 검체를 채취해 조사하고 있다.
안산시는 조사 과정에서 A 유치원이 식중독 발생 등을 대비해 일정 기간 보관하고 있어야 할 음식 재료를 보관하지 않은 것을 확인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다른 유치원에서도 원아 8명과 교사 1명이 노로바이러스로 의심되는 식중독 증상을 호소해 조사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A 유치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추가로 적발되는 위법사항에 대해 고발 조치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A 유치원의 사안이 시급하다고 판단, 질병관리본부와 협조체계를 구축해 역학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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