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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상하이차 데자뷔?…정부 지원 절실하다


내년 국내 첫 중형 SUV 전기차 출시…버텨야 하는 쌍용차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신규 자금 지원 철회와 함께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다고 발표하면서 쌍용차가 10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마힌드라가 신규 자금은 아니더라도 쌍용차에 대한 지원 계획 또한 밝힌 만큼 완전히 손을 뗄 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마힌드라가 자금 지원을 철회한 만큼 쌍용차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최대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앤마힌드라(마힌드라)가 지난 4월 특별 이사회를 열고 쌍용차에 지원하기로 한 2천300억 원의 규모의 신규 자금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다"며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색 중"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쌍용차에 과거 상하이차 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2004년 경영난에 빠진 쌍용차를 중국 상하이차가 인수했는데 4년 만에 경영권을 포기하고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구조조정과 대량해고가 이뤄졌다. 특히 상하이차는 쌍용차에 약속한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고 쌍용차가 보유한 기술을 빼먹는데 집중했다.

이 때문에 마힌드라도 쌍용차를 법정관리로 몰아넣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마힌드라는 지난 4월 이사회에서 쌍용차에 대한 지원 계획도 발표했다.

마힌드라의 새로운 플랫폼들을 쌍용차가 비용 지출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과 쌍용차 혼자 부품을 글로벌 아웃소싱하기엔 규모가 작으니까 낮은 가격에 나은 품질의 부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마힌드라의 프로그램들을 공유하겠다는 것 등이다. 또한 마힌드라는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 2대 주주로 물러나도 쌍용차가 발전한다면 적극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코로나19로 마힌드라 자체도 힘든 상황이라서다. 코로나19로 현재 인도에서는 올해 자동차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25% 가량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뿐 아니라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쌍용차가 법정관리까지 갈 위기 상황은 아니더라도, 마힌드라가 자금 지원을 철회한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 된 것은 맞다. 쌍용차에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2천500여 억 원인데다, 당장 내달 만기인 차입금이 900억 원이라서다.

물론 쌍용차가 부산물류센터와 서울서비스센터 매각으로 2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인건비도 계속해서 반납을 통해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 이를 통해 올해 만들 수 있는 자금이 또 1천억 원 정도 된다.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하지만 쌍용차는 이러한 자금을 당장 채무변제에 쓰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에 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7월 만기 비용 자체를 상환하라고 하면 상환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 핵심자산 매각 비용을 미래를 만들어가는 비용으로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수출은 전 세계 모두 힘들고 내수에서 쌍용차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선순환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간 쌍용차는 국내 시장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내수서 완성차 5사 가운데 3위를 차지한 쌍용차는 올해도 코로나19 영향에도 내수서 어느 정도 선방하고 있다. 올해 내수 판매량을 보면 1월 5천558대, 2월 5천100대, 3월 6천860대, 4월 6천17대, 5월 7천575대를 각각 기록했다.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수출이 부진한데다 고정비가 높아서인데, 특히 쌍용차는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매출액 대비 고정비 지출 비중이 5~6% 정도로 높아서다. 현대·기아차는 2~3% 정도 되는데, 쌍용차는 상하이차 사태로 무너졌기 때문에 다시 일어서기 위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상하이차 사태로 쌍용차의 시간이 뒤로 가 마힌드라 이후 한 달음에 쫓아갈 수 없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이에 남들보다 더 많이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달려오니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였는데 이제 좀만 더 투자하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시점"이라고 얘기했다.

실제 오랜 기간 투자한 성과가 내년 국내 첫 중형 SUV 전기차로 나올 예정이다. 지금 당장 내놓을 수도 있지만, 전기차 구매 시 아직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절대적이라 내년 상반기에 선보이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중형 SUV 제이백 출시도 예정돼 있다.

결국 현재를 잘 버텨내야 한다. 이에 내달 만기가 도래하는 900억 원의 KDB산업은행 채권 만기 연장, 산은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 대상 선정, 이 외에 또 다른 방법의 정부지원 가능성 등이 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마힌드라가 언급한 새로운 투자자는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빠른 시일 내에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정부가 쌍용차를 보고만 있을 순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적인 문제하고 경제 외적인 논리를 같이 생각해야 하는데 현 정부 기조가 고용 일자리 안정이기 때문에 그동안 해왔던 정책과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현 정부의 기조를 놓고 볼 때 모른 척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쌍용차 내부에서도 감원을 통한 구조조정까지는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안하려고 하는 것이 인력 구조조정이다"면서 "11년 간 무분규로 선진노사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데다 비 핵심자산 매각도 노조의 절대적 동의를 받아 진행했을 정도로 고용 안정에 노력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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