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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종연횡서 미래찾는다] 유통업계, '플랫폼 거듭나기' 열중


이커머스·편의점 중심 이종산업 협업 활발…'한 우물 전략' 승산 없어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생존의 기로에 선 유통업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뛰어들었고, 편의점은 상품·서비스 라인업을 다변화해 '생활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오늘장보기' 전문관에는 이마트몰, 홈플러스, GS프레시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강자'들이 대거 입점해 있다. 특히 이마트몰은 노브랜드·자주·데이즈 등 오프라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자체브랜드(PB) 제품들이 높은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내부 콜라보에서 타사 협업까지…"소비자 접점 넓혀"

앞서 이마트는 다수 계열사들과의 합종연횡을 통한 시너지 창출 시도를 지속해 왔다. PB 화장품 브랜드인 '스톤브릭'은 지난 4월 스타벅스와 협업해 '스톤브릭 체리블라썸 세트'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편의점 계열사인 이마트24는 스무디킹과 제휴를 맺고 '1지붕 2매장'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룹 외 회사와의 협업은 이마트몰을 운영하는 SSG닷컴과 11번가가 최초의 사례다.

이마트몰은 11번가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11번가]
이마트몰은 11번가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11번가]

11번가와 이마트몰의 결합은 '언택트' 트렌드가 자리잡으며 '윈윈(win-win)'으로 평가받고 있다. 11번가는 이마트몰을 입점시키며 당일배송 가능 품목을 두 배 늘렸으며, 특히 최근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신선식품 라인업을 크게 확장할 수 있었다.

이마트몰은 11번가의 배송망을 활용해 자체 상품을 전국 각지로 배송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SSG닷컴을 넘어 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유통 경로를 확대해 보다 넓은 소비자 접점을 확보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도 11번가의 다양한 혜택을 받으며 이마트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자기잠식의 우려도 제기됐지만, SSG닷컴은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어 효율적 측면이 더욱 높다고 바라보고 있다. 또 향후에도 제의가 있을 시 타 유통 채널과의 협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11번가와의 협업은 신선식품 라인업 확장을 원하는 11번가,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자 하는 SSG닷컴 양사 모두에게 효율적인 선택"이라며 "앞으로도 제의가 있을 시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협업을 이어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수 점포' 살려라…배달·금융으로 영역 넓히는 편의점

편의점업계는 시장 포화 상태 및 출점 규제 등의 영향을 받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점포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합종연횡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골목골목 다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우위를 살려 단거리 배송·금융 등의 기능을 갖춘 점포 확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GS25, CU 등 편의점업계 주요 업체는 지난해부터 속속 배달 서비스를 시범 도입해 왔다. 또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최근 배송 서비스 가능 권역을 급속도로 넓히고 있다. 실제 CU의 지난 3~5월 배달 서비스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8% 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이커머스 업계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이어지며 이 같은 추이는 점점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와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CU는 지난달부터 포스(POS)기를 통해 현금을 인출해주는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POS 현금 인출 서비스는 고객이 결제하면서 인출 요청 금액을 함께 결제하면 이를 현금으로 인출해주는 서비스다. 또 '센드' 등 송금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편의점 계산대에서 무통장입금도 가능하도록 했다.

CU는 'POS 현금 인출 서비스' 등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CU]
CU는 'POS 현금 인출 서비스' 등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CU]

이마트24와 미니스톱은 지난달 28일 한국은행과 '거스름돈 계좌입금 서비스' MOU를 체결했다. 현금카드를 편의점 단말기에 인식시키면 결제 잔액이 입금되는 서비스로, 올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동통신 업계와의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등에서 중저가형 스마트폰이 자급제로 대거 공급됨에 따라서다. SK텔링크는 CU 매장에서 유심을 판매하고 있으며, KT엠모바일은 세븐일레븐, 미디어로그는 GS25와 손잡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 업계와 편의점의 '연합 전략' 또한 윈윈으로 평가받고 있다. 편의점은 각 점포에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해 집객 효과를 창출하고, 이를 통한 추가 매출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협력 업계 입장에서는 다양한 소비자가 빈번하게 이용하는 편의점에 상품 및 서비스를 입점시켜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 성장이 정체되고, 소비자 니즈가 다변화되는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면 과거와 같이 서로의 전문 영역만 강화하면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시대는 지났다"며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고, 약점을 축소시킬 수 있는 형태의 합종연횡 전략이 구사되는 사례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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