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상생은 뒷전으로 밀린 공공SW


[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교육부가 2천8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구축 사업 발주를 연기했다. 이에 따라 당초 2022년으로 예정됐던 개통 시점도 1년 뒤로 늦춰진다.

교육부는 사업 연기 배경에 대해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사업 심사로 발주가 지연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원격 교육 인프라 등 추가적인 요구사항을 사업계획에 녹여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교육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세 번이나 대기업 참여를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불허됐다. 이런 배경 탓에 업계에서는 교육부가 대기업을 참여시키기 위해 사업 연기라는 '초강수'를 뒀다는 말까지 나왔다.

교육부의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이번 사태는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의 문제점을 부각시켰다. 중견기업에서는 "결국 대기업이 아니면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대기업도 "사업 예측이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나이스 사업만 하더라도 대기업 참여가 허용될 것으로 예상됐던 사업이었다.

근본 원인은 예외사업을 심사하는 기준의 '모호성'에 있다. 현재 대기업 참여가 허용되는 사업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이거나 신기술 분야에 해당하는 경우다. 하지만 국가안보 사안이라는 기준은 애매하고, 신기술 분야라는 명분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으로 적용되기 십상이다. 업계는 이미 "사업 규모가 크면 대기업 참여가 허용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예외사업 신청 횟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도 의도치 않은 허점으로 드러났다. 신청과 심사를 반복하는 사이 '흘러간 시간'은 나이스 사업 연기의 결정적 요인 중 하나가 됐다. 갑작스러운 사업 연기는 사업을 준비해온 업계에 피해로 돌아갈 뿐이다. 그간 유휴인력을 다른 사업에 배치하지 못해서다. 교육부는 네 번째 예외사업 신청을 고려중이다.

대기업 참여를 허용할 것이냐 불허할 것이냐 하는 사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본심은 결국 '규제 완화'와 '규제 강화'일 것이다. 공공 소프트웨어 시장의 발전을 기대한다면 이제 정부와 기업이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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