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닮아가는 로봇 손…피하지방까지 모사한 인공피부 개발

KAIST, 사람 손바닥 물리적 특성 모사해 로봇 손 조작능력 높여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사람 손바닥의 물리적 특성을 구현한 인공피부가 개발됐다. 이 인공피부를 로봇 손에 입히면 물건을 더 잘 붙잡을 수 있고 더 다양한 도구를 조작할 수 있다.

31일 한국연구재단은 KAIST 박형순, 김택수 교수 연구팀이 사람 손바닥 피부의 기계적 특성을 모사해 로봇 손의 조작성능을 높인 인공피부를 개발했다고 소개하고, "의수나 산업용 집게, 산업용 로봇손 등에 부착하는 것만으로 물체 조작 능력이나 작업능력을 향상시킬 유용한 말단 인터페이스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인체모사 3중층 인공피부를 부착한 로봇 손의 동작 모습. 기존 로봇 손은 엄지손가락을 쓰지 않고는 휴대폰을 잡을 수 없었지만 오른쪽 그림과 같이 손바닥과 네 손가락만을 이용해서 휴대폰을 잡을 수 있었다. [KAIST 박형순 교수 제공]

KAIST 연구팀은 그동안의 인공피부 연구가 주로 외양이나 감각 구현에 치중한 데서 벗어나 사람 손의 물리적 특성을 구현해 피부구조 그 자체로 로봇 손의 조작 능력을 높이고자 했다. 손바닥 피부를 물리적 장벽이자 다양한 감각을 수용하는 기관으로만 보지 않고, 임의의 모양의 물체에 밀착되도록 변형되면서 물체를 안정적으로 고정한다는 점에서 손의 조작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로 주목한 것이다.

연구팀은 손바닥을 겉 피부층, 피하지방층, 근육층으로 구조화하고 각각의 특성을 분석해 손바닥 피부와 동일한 구조의 3중층 인공피부를 제작했다. 특히 손바닥 피부의 기능적 장점을 만들어 내는 핵심요소인 피하지방층의 물리적 특성을 다공성 라텍스로 구현해 냈다.

피하지방층은 부드러운 지방조직과 질긴 섬유질 조직이 복합돼 비대칭적인 물리적 특성, 즉 누름에는 유연하면서도 비틀림이나 당김에는 버틸 수 있는 특성을 가지는데, 이를 질긴 고무 격벽과 수많은 기공을 동시에 가진 다공성 라텍스 구조를 이용해 재현한 것이다. 기공은 누름에 대해 쉽게 압축돼 물체의 형상에 따라 말랑말랑하게 밀착되도록 하고, 기공 사이사이 질긴 라텍스 격벽은 비틀림이나 당김에 저항해 물체를 견고하게 잡을 수 있게 했다.

사람 피부 구조를 모사한 인체모사 3중층 인공피부 구조 [KAIST]

연구팀은 이렇게 제작한 인체모사 3중층 인공피부를 부착한 로봇 손은 기존 실리콘 소재의 단일층 인공피부 로봇 손에 비해 안정성(물체를 고정할 수 있는 능력)과 조작성(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30% 이상 향상돼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물체 조작도 수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로봇 손의 기능성 평가 결과. 로봇 손이 휴대폰을 잡은 상태에서 어느 정도의 외부 떨림, 힘에 대해서까지 휴대폰을 떨어트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지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로봇 손의 잡기(grasping) 기능성을 평가한 결과 기존 피부 구조 보다 47% 가량 큰 힘까지 안정적으로 휴대폰을 잡을 수 있었다. [KAIST]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다양한 로봇 시스템의 작업성능을 높이는 기능적 측면과 아울러 촉감이나 물리적 특성이 사람과 유사하기 때문에 의수에 적용되었을 때 물체 뿐만 아닌 사람 간의 상호작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인공피부의 질감, 두께, 형상 등을 변형해 용도에 맞는 최적의 피부구조를 설계하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닉암메카트로닉스융합연구사업 및 선도연구센터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신소재 분야 국제학술지‘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속표지 논문으로 5월 8일 선공개됐다.(논문명: Human-Palm-Inspired Artificial Skin Material Enhances Operational Functionality of Hand Manipulation)

왼쪽부터 김택수 교수(교신저자), 김철규 박사(공동 제1저자), 허시환 박사과정(공동 제1저자), 박형순 교수(교신저자) [KAIST]

최상국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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