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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5월 인하냐 동결이냐…증권가 의견 팽팽


금통위 D-1…6대 4로 '인하' 우세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한국은행의 5월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달 금리가 동결될 때만 하더라도 이달 인하를 점치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최근 주식시장 강세 등 일부 선행지표가 안정화된 데다 내수도 조금씩 회복될 여지를 보이면서 7월 인상이 유력하단 주장 또한 만만치 않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예측한 국내 증권사 10곳 가운데 인하를 전망한 곳은 6곳, 동결은 4곳으로 입장이 팽팽하다. 다만 5월 또는 7월로 시기만 갈릴 뿐 금리인하 단행은 분명하단 게 증권가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0.75%로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 3월 코로나19로 시장 충격이 고조되자 극약처방으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까지 열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포인트나 낮추는 '빅컷(big-cut·큰 폭의 금리인하)'을 단행한 바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시황판. [사진=조성우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 시황판. [사진=조성우 기자]

◆5월 인하 유력…"저성장·저물가 리스크 완화에 정책공조 효과"

이달 금리인하에 힘을 싣는 시장 전문가들은 단연 코로나19가 촉발한 저성장·저물가 리스크를 근거로 삼고 있다. 실제 4월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1% 쪼그라들며 무역수지가 99개월 만에 적자전환했다. 이달에도 지난 20일까지의 실적을 감안하면 24% 감소가 전망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0.1% 오르는 데 그치며 올해 처음으로 0%대 상승을 보인 점도 저물가 기조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인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4월 금통위에서 한은은 2분기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고 3분기에 경제활동이 개선될 경우 0%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저물가 장기화 위험은 더욱 높아졌다"며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수정경제전망에선 올해 성장률 전망을 마이너스로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짚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5월 수출 증가율은 4월에 이어 두 자릿수 감소가 확실시 되는데 이에 더해 수출경기를 3~4개월 선행하는 수출경기확산지수 급락까지 감안하면 상반기 중 수출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달보다 국내 경기 하방 리스크가 상당폭 확대돼 5월 금통위에서 0.25%포인트의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국내경제 성장률 정체와 근원물가 하락으로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5일 사상 최저치인 0.815%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선 이달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오지만, 우리 경제의 장기 저성장과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도 그만큼 커져 안전자산인 국고채 매입 수요가 급증한 결과란 풀이도 가능하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내달 초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한은이 대규모 국채 매입에 나서며 금리를 안정시킬 수 있단 의견도 이달 인하여력을 뒷받침 한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기준금리가 0.5% 수준에 이른 이후 자산매입과 같은 비전통적 수단에 집중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3차 추경으로 인한 적자국채 발행 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에 5월 금통위에서의 금리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도 "보다 완화적인 기준금리를 통해 경기침체 가능성과 물가의 하방압력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고,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한은의 통화정책 역할이 증대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달 금리인하를 점쳤다.

김지만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 애널리스트는 "이달을 (인하없이) 넘기면 다음 금통위는 7월에나 돌아오는데 곧 진행될 정부의 3차 추경과 금융정책과의 공조 측면에서 이는 다소 늦다"며 "특히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기업어음 매입기구(SPV)가 이르면 6월 말부터 가동되므로 정책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5월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얼마 남지 않은 인하여력…"7월이 적절하다"

이번 달에는 금리동결이 더 유력하단 의견도 적지 않다. 비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하한선, 즉 '실효하한'이 연 0.5%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금리인하 카드는 아껴놔야 한단 주장이다. 시장에선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을 하회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스트래터지스트는 "이미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실효하한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파다하다"며 "당장 5월에 인하 카드를 소진하기보다는 6월 3차 추경 적자국채 규모가 구체화된 이후 7월 금통위 인하가 정책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금통위에서는 일단 기준금리 동결이 확실시 된다"며 "동결이 되더라도 여건상 금리인하 기대와 한은의 역할론은 7월 금통위까지 쉽사리 소멸되지 않을 것이고, 전술적으로도 2분기 정책기대를 활용한 금리바닥 탐색과정은 아직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일부 시장 선행지표가 안정화되고 있는 점도 7월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모양새다.

안예하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이미 한은은 다양한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왔고 여기에 화답하듯 국내 증시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는 완화되고 있다"며 "6월 중 발표되는 추경 규모와 재정정책의 효과를 지켜본 후 7월에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섣부른 판단을 할 시점은 아니지만 최근 내수회복 기미가 보이고, 소비도 최악의 순간을 지나고 있어 한은의 입장에선 좀 더 지켜볼 여유가 생겼다"며 "남은 금리인하 여력이 굉장히 제한적인 만큼 금리인하는 7월이 좀 더 적절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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