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 은행권이 자체 사설인증서 발급을 서두르고 있다.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올 6월 이후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설인증서를 모바일뱅킹 앱에 적용할 계획이다.
2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사설인증서인 'KB모바일인증서'가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자 36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KB손해보험 앱에서도 'KB모바일인증서'를 통해 인증할 수 있으며, 다른 KB금융지주 계열사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공인인증서 의무화는 2014년 폐지됐지만, 카카오뱅크 같은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그동안 온라인 금융거래 시에는 여전히 공인인증서가 필수적이었다.
모바일뱅킹 앱이 발전하면서 간편 비밀번호, 생체인증이 등장했지만 최초 본인 등록과 인증을 위해서는 공인인증서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 은행들은 아예 모든 금융거래 절차에서 공인인증서를 없애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인증 시스템인 분산신원확인(DID)이다.
현재 여러 DID가 개발 중인데, 당장 금융거래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마이아이디(my-ID)'다.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에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이 발급기관(이슈어)으로 참여하고 있다. 마이아이디 인증 서비스가 개발되면 이들 은행이 직접 이를 통한 인증서를 발급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마이아이디는 오는 6월 내로 DID 인증 서비스를 출시한다. 서비스 론칭 후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등은 자사의 모바일 뱅킹 앱에서 DID 인증서 발급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장현기 신한은행 디지털R&D센터본부장은 "현재 DID 인증과 관련해 은행 내부적인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완료되면 신한은행 모바일뱅킹 앱인 '쏠(SOL)'에 탑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역시 DID 인증 서비스를 올 하반기에 모바일뱅킹 앱에 적용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지난 2월 최초로 DID를 활용한 '모바일 사원증'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를 시작으로 향후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DID 인증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다른 산업에 비해 인증 규제와 장벽이 높은 금융권에서의 사설인증서 활용은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이 이처럼 사설인증서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이유는 편의성 및 비용절감 때문이다.
고객으로서는 기존 공인인증서와 달리 금융 거래를 할 때 보안카드나 일회용비밀번호(OTP) 없이 간편 비밀번호 등만 입력하면 돼 편리하다.
은행 입장에서는 본인 인증이 필요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 개발 시 좀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사설인증서를 발급해 사용하게 되면 모바일 앱 개발 시 바로 적용할 수 있고 보안정책 관련 의사 결정도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절약되는 비용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이 신원확인 인증에 대한 수취기관일 뿐이었으나 발급까지 하게 되면 비대면 금융거래 전 과정에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예를 들면 직접 종이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모바일로 손쉽게 증명서를 준비해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도 있게 될 전망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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