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산업전반에 경제불황 우려가 깊어진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용과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5일 총선을 앞두고 46조7천억원에 달하는 SOC 예산의 약 30%를 올해 1분기 조기집행했다. 철도(6조4천억원)와 도로(6조6천억원) 등 연간 예산(46조7천억원)의 30% 수준을 집행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60.5%를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 된 이후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SOC 투자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SOC는 생산활동과 소비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주는 자본을 의미한다. 도로·항만·공항·철도 등 교통시설과 전기·통신, 상하수도, 댐, 공업단지 등을 포함하며, 범위를 더 넓히면 대기, 하천, 해수 등의 자연, 교육 등의 사회제도까지 넓혀진다.

SOC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무상 또는 소정의 대가로 이용할 수 있으며, 국가의 생산활동·소비활동 등 일반적 경제활동의 기반이 된다.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는 규모가 크고, 투입된 자본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정부의 주도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민간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SOC 사업은 통상 대형건설사나 토목엔지니어링 업체가 참여하는데, SOC 사업 중 '기존 도로 지하화'와 '대심도(터널공법으로 땅을 파 지하에 도로나 철도 등을 건설하는 방식)' 개발이 향후 SOC 시장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대심도는 국토부의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 제3자 공모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하고 설계에 들어가는 민관합동 사업이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도로의 지하화, 대심도 지하고속도로의 지하화를 통해 도로환경을 개선하고, 도시재생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지역별 상습 정체구간에 지하도로를 개설해 교통흐름을 개선하는 동시에 지상은 도로 공원 등으로 조성, 쾌적함을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다. 이 사업 방식은 향후 SOC사업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전국에서 약 33개의 제안형 주요 교통 SOC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 전체 규모는 45조4천480억원이며, 이 중 '중부권 동서횡단 철도'가 8조5천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서울에서는 모두 5개의 SOC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3조3천억원),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9천500억원), 지하철 2호선 복층 급행열차화 사업(3조3천750억원), 중앙선 2복선화 및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1조3천280억원), 서부광역철도사업(1조3천290억원) 등이다.
경기에서는 '수도권 순환철도망 구축사업(4조7천930억원)'과 '오산역~동탄 트램 연결사업(1조830억원)' 등이 주요 교통 SOC 프로젝트로 손꼽힌다.

◆대우건설·호반산업 국내 SOC사업 '주도'…시공 기술 특화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와 맞물려 SOC 투자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외 SOC사업 수행실적을 다수 보유한 건설사들도 주목받고 있다.
호반그룹의 건설계열 호반산업은 SOC 민간투자사업, 연료전지 발전사업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로, 교량, 터널, 철도 공사에서 기술력과 다수의 시공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호반산업은 향후 SOC사업 트렌드로 자리잡을 대심도 사업에 특화된 기업이다.
세계 최대 TBM 제작사인 독일 헤렌크네히트와 국내 TBM(Tunnel Boring Machine) 기술개발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호반산업의 자회사인 호반TBM이 1천억원대 규모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노선) 5공구 터널 굴착(Gripper TBM) 공사를 수주했다.
이 터널 공사에 투입되는 장비 '그리퍼 TBM'은 '움직이는 터널 굴착 공장'으로 불리는 첨단 터널굴착기로, 국내 최초로 복선철도 공사에 투입된다. 굴착직경은 11.6m인데 이는 국내 최대 직경으로 호반TBM이 직접 제작해 반입한다. 그리퍼 TBM은 기존의 폭약을 이용하는 발파식(NATM) 공법과 비교해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고 비용이나 기간도 축소할 수 있다.

주택시장에서 광폭행보를 보이며,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 대우건설은 굵직굵직한 국내 대규모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주도했다. 지난 1978년 부산~마산 고속도로 3공구 공사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해 물류 비용 절감과 지역 발전을 이끌어왔다. 국가사업 이외에도 민자도로 등을 건설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토의 균형 발전에 기여했다.
또한 항만 시설로 바닷길을 열어 글로벌 교역의 기틀을 닦았다. 광안대교는 수려한 미관과 함께 국내 최대 해상 복층 교량 건설 역사를 썼으며,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는 세계 최저 수심에서 세계 최장 단일 함체를 연결해 시공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우건설은 국내 뿐만 아니라 인도 비하르와 뭄바이 해상 교량, 아프리카 보츠와나와 잠비아를 잇는 복합 교량 등을 건설해 해외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대우건설은 고속철도 분야에서 기술력과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고속철도 건설 사업 최다 구간 참여'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선진 기계화 시공 기술과 안전 시공 기술을 접목해 대한민국을 세계 다섯 번째 고속철도 보유 국가의 반열에 올려놓는 데 일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정부의 지출계획이 생활형 SOC 3개년 계획안과 GTX같은 인프라 투자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SOC 사업은 경기변동과 무관하게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될 수 밖에 없는 분야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지만 구체적인 SOC 투자 계획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 건설업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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