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미스터트롯에서 괴물 같은 실력을 보여준 가수 김호중은 성악에서 트로트라는 변신에 주변 사람들의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김호중은 TOP4란 높은 성적을 거두며 그의 이름을 다시 한번 대중에게 알렸다. 10여 년 전 김호중은 '스타킹'에서 '고등학생 파바로티'로 세상에 그 이름을 알린 것 처럼. 김호중의 끊임없이 도전은 이렇게 '트로트 파바로티'로 꽃을 피운다.
14일 방송되는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당신을 만나 고맙소, 트바로티 김호중' 편이다.
하지만 귀국 후 성악가 김호중이 설 수 있는 무대는 많지 않았다. 그는 생계를 위해 퀵서비스 배달을 했고 결혼식장과 행사장을 전전하는 축가 전문 가수가 되었다. 오로지 성악가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실패를 무릅쓰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 것이냐. 김호중은 자신의 음악 인생을 걸고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가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정말 땅을 치면서 후회했을 것 같아요. 살면서 도전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됐고, 꿈을 꾼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도 이번 계기로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김호중이 경연에서 부른 노래는 수백 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달성하며 수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트바로티 김호중이 있기까지 그의 천재적인 재능이 있었지만 그의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은인들이 있었다. 김호중은 열 살 때 부모님이 이혼한 후 재혼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 그리고 할머니 댁을 오가며 생활해야 했다. 외롭고 서럽던 시간을 버티게 해준 할머니마저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그의 방황은 깊어졌다. 공부는 뒷전이었고 학교에 무단결석을 하는 날이 많아졌다. 어린 시절 그의 꿈은 홀로 설 수 있는 어른이 되는 것. 학교에서 퇴학 권고를 받을 무렵 인생의 은인이자 스승인 서수용 선생님을 만났다.
돈을 벌어 자립하고 싶었던 김호중에게 스승의 한 마디는 인생을 바꿨다. "'넌 노래로 평생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이 말씀을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거예요. '선생님 진짜예요?' 라고 했더니 진짜래요. '만약에 이게 거짓말이면 어떡하실 거예요' 하니까 '전 재산을 걸겠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말이 너무나도 가슴 속에 와닿았어요."
서수용 선생님은 6개월 동안 대구에서 김천까지 그를 자신의 차로 등하교를 시키며 지도했다. 진정한 스승과 만난 김호중은 성악에 몰두했고 '스타킹'에서 '고딩 파바로티'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호중이는 제 인생에서 선물이죠. 너무 귀하고, 볼 때마다 그 선물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모교인 김천예고에 방문한 김호중은 인생의 스승인 서수용 선생님과 감격스런 재회를 한다.
또한 '미스터트롯' 방송이 끝난 후 처음으로 할머니의 묘소를 찾아,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감동적인 노래를 선사한다.
김호중의 인생에는 선생님과 함께 또 한 명의 은인이 있다. 성악이냐, 트로트냐의 고민에 빠졌을 때 선배 가수 진시몬은 그에게 새 길로 안내해줬다. 김호중이 궂은일을 하며 생계를 꾸리고 무대에 서지 못할 때 진시몬은 선배 가수로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줬다. 그가 외롭고 힘들 때면 진시몬은 친형처럼 집으로 초대해 따뜻한 식사와 잠자리를 나누며 응원했다. 두 사람은 경연 후 처음으로 만나, 김호중이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려 했던 미공개 곡을 함께 불렀다. 환상의 하모니를 펼쳐 보인 그 곡은 대체 어떤 곡일까?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이후 김호중에게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그에게도 소속사가 생기고, 함께 활동할 동료가 생겼다는 점이다. '미스터트롯'에서 함께 활약한 가수 영기, 안성훈은 한 소속사 식구로 그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형이 됐다.
무대 밖의 트바로티 김호중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는 프로필 촬영과 방송 출연과 인터뷰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또한 가을에 발매 예정인 새 앨범 준비를 시작했다. 새로운 앨범은 김호중이 살아온 삼십 년 이야기를 담아낸 인생 곡으로 다채롭게 채워질 예정이다. 성악에서 트로트 그리고 발라드까지 무한히 변신할 그의 음악이 궁금해진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김호중에게 ‘성악이냐, 트로트냐’로 그의 선택을 궁금해했다. 장르의 높은 벽을 사이에 두고 잠 못 이룬 밤이 많았지만, 이제 그는 대답할 수 있다.
"김호중이라는 사람을 생각했을 때 '트로트 잘한다', '발라드 잘 한다' 이런 가수가 아닌 '아, 저 사람 노래 잘 하는 사람이야', '저 사람 노래 믿고 들을 수 있어' 라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김호중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그저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14일 밤 10시 5분에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따뜻한 봄소식과 함께 찾아온 트바로티 김호중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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