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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홀딩스③] 반대매매·지분매각…와해되나


소리바다 투자 한달 뒤 지분 털려…한국테크도 겨우 위기 넘겨

[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한국홀딩스가 내부유보금이 아닌 차입에 의존해 기업을 인수한 데다 계열사마다 돈을 벌기는 커녕 적자만 쌓이면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빚으로 일군 8개 수직 계열사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수도 있는 가운데 이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4일 코스닥 상장사 한국코퍼레이션은 최대주주가 기존 한국홀딩스에서 계열사인 한국테크놀로지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한국홀딩스가 담보대출을 받은 주식이 반대매매 당했기 때문이다.

한국홀딩스는 보유 주식 517만주를 담보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에서 76억원을 대출받았다. 주가 급락으로 담보가치가 낮아지자 은행 측에서 담보로 잡은 주식을 내다판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코퍼레이션에 대한 한국홀딩스의 지분율은 14.86%에서 1.29%로 떨어졌다. 한국테크놀로지가 가지고 있는 지분 3.63%를 합쳐도 전체 지배지분이 4.92%에 불과하다.

게다가 한국코퍼레이션은 작년 회계감사에서 '의견거절'까지 받아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될 위험에 처했다. 회계법인은 의견거절 사유로 "연결회사가 제시한 특수관계자 및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에 대해 특수관계자 범위 및 거래에 대한 완전성과 정확성을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국코퍼레이션의 향방에 따라 자칫 게놈바이오로직스 아시아퍼시픽과 소리바다, 중부코퍼레이션에 대한 지배력도 잃을 수 있다.

한국이노베이션→한국테크놀로지→대우조선해양건설로 이어지는 또 다른 축도 공중분해 될 위험한 고비를 겨우 넘긴 상태다.

한국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보유중이던 한국테크놀로지 전환사채(CB) 100억원 중 55억원(867만5천78주·10.39%)을 주식으로 전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전환한 주식 전량을 상상인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총 95억원을 대출받았다.

한국테크놀로지 주가는 지난달 24일 8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주가가 800원일 경우 담보로 맡긴 주식가치는 70억원으로 대출금 95억원을 훨씬 밑돌았다. 당연히 반대매매가 나와야 했지만 실행되지는 않았다. 추가 담보를 제공했거나 물밑작업을 통해 반대매매를 막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리바다를 놓고도 잡음이 생기고 있다.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현재 사실상 지배주주인 제이메이슨(지분 7.06%) 대상으로 9억9천900만원의 3자배정 증자에 나서자 중부코퍼레이션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했다. 이후 지난 10일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유상증자 계획이 철회된 상태다.

한국홀딩스가 한국코퍼레이션 지분을 반대매매 당한 것은 자금줄이 말랐다는 방증이다. 더 이상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것이다. 이에 보유지분 처분 등 자금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한국코퍼레이션은 '사업 구조조정' 목적으로 지난 2월말 게놈바이오로직스 아시아퍼시픽 지분 20만주 중 4만7천394주를 5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달에는 추가로 10만473주(44.91%)를 106억원에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에 매각키로 했다. 매각대금은 6월 중순 들어온다. 매각 후 지분율은 23.31%(5만2천133주)로 떨어지고 최대주주 지위도 내놓게 된다.

게놈바이오로직스 아시아퍼시픽은 독일 게놈바이오로직스의 아시아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게놈바이오로직스는 빅데이터·AI 기술을 적용해 신약 개발 시 신속한 발굴과 검증이 가능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코퍼레이션은 게놈바이오로직스 아시아퍼시픽 인수 당시 "현재 개발중인 신약의 임상이 완료되면 기업가치가 엄청난 규모로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했으나 1년 2개월만에 다시 처분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코퍼레이션은 또 한국테크놀로지 지분 8.99%도 모두 처분했다. 지분 3.35%는 '기한이익 상실'로 환매청구가 들어온 전환사채 30억원을 되사는데 사용했다. 중부코퍼레이션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5대 1 감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국코퍼레이션이 소리바다에 81억원을 투자한 시점은 지난 2월 4일이다. 이로부터 23일 후 자금 확보를 위해 게놈바이오로직스 아시아퍼시픽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다음달 13~18일에는 최대주주 한국홀딩스가 반대매매까지 당했다. 불과 한달여 앞에 닥칠 위험을 모르고 사업확장에만 몰두한 셈이다.

한국홀딩스 8개 계열사가 작년에 기록한 순손실 규모는 모두 500억원이 넘는다. 그만큼 자본이 소진된 것이다.

현재 지배지분이 5% 이하인 한국코퍼레이션의 지배력을 다시 높일 여력이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국테크놀로지 지분 담보대출 해소도 급선무다. 6월 중순 유입되는 게놈바이오로직스 아시아퍼시픽 매각잔금(101억원)만으로는 턱 없이 부족해 보인다.

류은혁 기자 ehryu@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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