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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2008년 휴대폰 브랜드 찜한 '벨벳'…2020년에 꺼낸 이유는


2008년 MC사업본부 조 단위 영업익…영광 재현 나서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LG전자가 2000년대 후반 당시 휴대폰 사업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휴대폰 브랜드 작명 방식을 기존으로 되돌리고, 10여년 전 선점했던 이름을 다시 꺼내들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오는 5월 출시하는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새 이름인 'LG 벨벳'은 지난 2008년부터 LG전자가 휴대폰 브랜드명으로 고려해 오던 명칭으로 나타났다.

 [출처=LG전자]
[출처=LG전자]

LG전자는 지난 2008년 2월 특허청에 'Velvet(벨벳)'이라는 상표의 특허 출원을 신청했다. 이것이 승인돼 이듬해 1월 특허가 정식 등록됐다. 당시 '벨벳'의 상품 분류는 핸드폰·무선전화기·유선전화기·DMB플레이어 등으로 돼 있었다. LG전자가 휴대폰에 붙일 이름으로 염두에 뒀다는 의미다.

이후 10년이 지나 LG전자는 '벨벳'에 대한 상표권 존속기간 갱신 등록을 한다. 상표에 대한 특허권이 만료되는 시기가 되자 특허 기간을 10년 더 연장한 것이다.

LG전자는 2000년대 당시에는 해당 명칭을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10여년이 지난 2020년 들어 끄집어냈다. 이를 위해 2012년부터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로 쓰이던 'G'시리즈와 또 다른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인 'V'시리즈를 나란히 포기하는 결단을 했다. 휴대폰 브랜드 작명 방식도 기존 '알파벳+숫자'에서 제품의 특성을 나타내는 별도 브랜드를 적용하는 쪽으로 바꿨다.

LG전자의 이 같은 선택은 '초콜릿폰'·'프라다폰' 등으로 한때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까지 올랐던 2000년대 중후반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5년 간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MC사업본부의 연간 영업이익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지난 2008년이었다. 그 해 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1조5천432억원에 달했다. 당시만 해도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기세등등했다. '초콜릿폰'으로 시작된 '블랙라벨' 시리즈의 인기가 시크릿폰, 뷰티(Viewty)폰 등으로 이어졌고 프라다폰 등도 나름대로 잘 팔리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2008년 LG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LG전자는 MC사업본부에 대해 "제품 경쟁력 강화와 내부 역량 강화 등을 통한 '메가 히트' 상품을 지속 창출하는 등 매출 및 수익성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달성했다"며 "뷰티폰, 시크릿폰과 같은 프리미엄급 제품의 매출 호조와 주요 전략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매출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14조1천931억원을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2008년을 정점으로 MC사업본부의 실적은 급격히 줄었다. 2009년 1조3천396억원으로 감소한 영업이익은 2010년 6천540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스마트폰으로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던 시기 제대로 흐름을 타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그나마 2013년 G2와 2014년 G3가 나란히 인기를 끌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지만, 2015년 출시된 G4의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고 이후 분기에서는 대부분 적자에 그치고 있다.

LG전자 '초콜릿폰'의 모습. [출처=LG전자]
LG전자 '초콜릿폰'의 모습. [출처=LG전자]

LG전자로서는 2000년대 중후반 스마트폰 사업에서 거뒀던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절실하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19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 1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한다면 20분기 연속이다. 그간 수차례 적자 탈출 시도가 있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LG전자는 10여년 전 '영광의 시기' 등록한 상표를 2020년 다시 꺼내 휴대폰 사업에서의 재기를 노린다.

LG전자에 따르면, '벨벳'이라는 브랜드명을 택한 이유는 부드럽고 유연하며 매끄러운 특징과 손에 쥐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개성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벨벳에서 연상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처럼, 신제품의 세련된 디자인이 고객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콜릿폰' 등과 마찬가지로 휴대폰의 디자인적인 면을 브랜드명으로 정한 것이다.

'물방울 카메라'와 '대칭형 타원' 디자인도 특징적 요소다. 후면 3개의 카메라와 맨 아래의 플래시가 마치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처럼 디자인됐다. 메인 카메라를 제외하면 소위 '카툭튀'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면 디스플레이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려 적용한 '3D 아크 디자인'은 삼성전자의 '엣지 디자인'과 비슷하다. 후면 커버도 동일한 각도로 구부려 하단에서 보면 가로로 긴 타원형 모양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6.7~6.9인치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듀얼스크린이 적용될 전망이다. 4천800만 화소 메인카메라를 비롯한 전·후면 총 4개의 카메라와 4천mAh 배터리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5G 통합칩인 퀄컴의 '스냅드래곤 765G'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80만원대가 유력하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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