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의 인권은 없다"…텔레그램 주홍글씨, 가해 의심자 신상공개 파문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미성년자 등 여성의 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영상을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일명 '주홍글씨'라는 이름의 비밀방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텔레그램 자경단'은 주홍글씨라는 텔레그램 비밀방을 만들어 n번방에 입장하거나 성착취물을 구매하려 했던 인물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텔레그램 '주홍글씨' 홈페이지]

20여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 단체는 "텔레그램 강력범죄에 대한 신상공개 및 범죄자의 경찰 검거를 돕기 위해 범죄자들을 감시한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현재 이 대화방에는 총 300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경단이 지금까지 공개한 범죄 의심자 수는 200명 이상이다. 직업은 대부분 중·고등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회사원, 의사, 공기업 직원, 경찰, 군인 등이다.

주홍글씨 측은 "범죄자의 인권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준 가해자에게 인권을 운운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만일 주홍글씨에서 삭제되고 싶으면 1만BTC(가상화폐 비트코인·800억원가량)를 내면 된다. 사실상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또 다른 채팅방 '중앙정보부'도 텔레그램 내 자경단을 자처한다. 이들 역시 n번방 사건이 불거진 이후 활동을 시작했으며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소지·유통한 이들의 신상을 공개한다. 또 지인의 얼굴과 음란한 사진을 합성해 SNS에 무차별적으로 배포하는 '지인능욕'을 했다고 의혹을 받는 이들의 정보도 공유한다.

전문가들은 "2차 가해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다"는 위험성에 동의하면서도, '주홍글씨' 같은 자경단 활동이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입을 모았다. 수사 당국이 기술적 한계로 범죄자들을 모두 검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함정수사 방식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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