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가 미래다]②IT서비스, 혁신 핸들 잡는다


다양한 분야 국내외 기업과 적극 제휴…기술에 사활

거의 모든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DX)을 외치고 있다. 기업이 해당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이는 곧 고객 경험의 혁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그 시작점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기업 경쟁력의 상관관계, 추진 사례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LG CNS 직원 30여 명은 지난해 미국 시애틀로 날아갔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기술 컨설팅 회사 슬라럼에서 연수를 받기 위해서다. 슬라럼은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테크 기업들에 클라우드 컨설팅을 제공한 회사다.

이들은 2주 동안 소프트웨어·IT시스템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스프린트 과정을 연달아 다섯 번 되풀이하며 '애자일 방법론'을 익혔다. 모든 과정은 클라우드 전문가와 어깨를 맞대고 일대일로 협업하는 '숄더 투 숄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연수에 들어간 예산만 60억원에 이른다.

총 17주에 걸친 연수가 끝난 뒤 올초 LG CNS 클라우드 사업부 안에는 '빌드센터' 조직이 가동됐다.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아키텍처, 애플리케이션 등의 개발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조직이 만들어진 것이다.

LG CNS가 이처럼 기술 역량 강화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는 것이다.

LG CNS 뿐 아니라 삼성SDS, SK(주) C&C 등 IT서비스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매달리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2018년 '데이터 기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리더'를 비전으로 내걸었다. 올해도 기업 고객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지원을 중점 추진 과제로 꼽았다. SK C&C도 지난해 말 디지털 사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별 디지털 부문 조직 체제로 전환했다.

[이미지=아이뉴스24]

◆지분 투자·전략적 제휴…'테크 동맹'

이러한 IT서비스 기업들은 지분 투자,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SDS의 경우 지난해 클라우드와 기존 시스템을 연계해주는 미국 지터빗 등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지터빗 솔루션은 세일즈포스(고객관리), 워크데이(HR) 등 1천개 이상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W)를 연계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 서버리스 컴퓨팅 기업 이과지오 등 삼성SDS가 작년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해외 기업만 네 곳이다.

이달 초엔 이스라엘 핀테크 기업 크레도락스와 손잡고 유럽 시장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크레도락스는 30개 이상의 유럽 국가에서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지급, 정산 등 거래 처리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SDS는 크레도락스의 지급 결제 플랫폼에 블록체인(넥스레저 유니버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브리티웍스) 기술을 적용해 거래처리 속도 등을 높일 계획이다.

LG CNS는 지난해 1월 클라우드 관리·자동화 솔루션을 가진 캐나다 IT업체인 엠보틱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엠보틱스와 함께 지난해 내놓은 클라우드 통합 관리 플랫폼 '클라우드엑스퍼'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기업(MSP) 메가존클라우드와는 아예 지분을 절반씩 투자해 클라우드그램이라는 합작법인까지 만들었다.

SK C&C도 지난해 10월 또 다른 클라우드 MSP인 클루커스의 지분 18.84%를 인수했다. 클루커스는 MS 클라우드 '애저'의 국내 파트너사다. SK C&C는 최근 RPA 분야 글로벌 기업인 오토메이션애니웨어와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업 협력을 시작했다.

◆대기업 호출받는 IT서비스 기업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나서는 상당수 대기업들은 IT서비스 업체와 연이어 손을 잡고 있다. 계열사만이 아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생명보험사인 ABL생명은 지난 2월 삼성SDS와 클라우드 전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S는 ABL생명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컨설팅을 수행하고, 대고객 서비스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전환을 시작한다.

우선 ABL생명의 IT인프라를 상암·춘천 데이터센터로 이전해 5년간 통합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2018년 대외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 진출한 삼성SDS는 21만여 대의 가상서버를 운영해온 결과 가트너로부터 IT 인프라 운영 서비스 사업자 '톱10'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다.

전세계 대형 항공사 중 최초로 전사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대한항공은 LG CNS를 택했다. 50년 가까이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운영해온 IT인프라를 3년에 걸쳐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것이다. 최근 3단계 사업 중 1단계 전환 작업을 마무리하고 2단계에 돌입했다.

앞으로 SK, LG그룹 등은 계열사 전체가 3~4년 간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관할 계획인 만큼 이런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IT서비스 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솔루션과 경험으로 축적하고 있는 반면 타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기술 역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IT서비스 기업을 설립하거나 인수합병하기는 어려울뿐더러 가장 중요한 속도를 상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IT서비스 기업이 각 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기술과 인력의 공급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IT서비스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

◆우리도 바꾼다

IT서비스 기업 스스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1만2천여 명의 삼성SDS 임직원 가운데 83%가 인공지능(AI) 기반 RPA 솔루션 '브리티웍스'를 통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동화시킨 업무만 1만7천800여 개로 무려 55만 시간을 줄였다.

지난해 LG CNS는 불과 3개월만에 인사, 회계, 구매 등 72개 전사 시스템을 AWS 클라우드로 모두 전환했다. 국내 대기업 중에선 전례없는 속도로 평가된다. 아울러 6천여 명의 임직원들로부터 RPA 적용 가능 업무를 조사해 다양한 RPA 서비스를 개발해 나가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사내 적용 후 효과성을 입증하고 외부 고객사로 RPA 도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 C&C도 자사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 제트 엣지'를 도입해 가상 데스크톱(VDI)으로 모든 사내 시스템을 외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버·워크스테이션·노트북은 물론 네트워크 자원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IT 설비 도입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김국배 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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