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뛴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수익률 업계 1위 '매직'

월가 출신 '구조화 금융의 달인'…부동산금융 독보적 ROE 14.8%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이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업계 수익률 1위이자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 2009년 메리츠증권 부사장으로 선임된 후 이듬해 메리츠종금증권 출범과 함께 초대 사장 자리에 오른 그는 11년째 회사를 진두지휘하며 매년 실적 신화를 새로 쓰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순이익 5천억원을 돌파했다. 2017년 3천552억원, 2018년 4천339억원에 이어 작년 5천546억원으로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또한 지난해 말 별도 기준 3조7천843억원으로 4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수익성도 국내 증권사 중 최상위 수준으로 올라섰다. 2014년부터 6년 연속 두 자릿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낸 데 이어 지난해 말 연결기준 ROE는 14.8%까지 치솟았다. 중형사였던 메리츠종금증권을 어엿한 대형사 반열에 오르게 한 '최희문 매직'이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금융 강자…단숨에 '대형사' 반열

1964년생인 최 부회장은 중학생이던 1977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파운턴밸리고등학교와 엠허스트대학에서 경제학을 수학했다. 이후 스탠포드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마치고 1987년 뱅커스트러스트에 입사해 뉴욕지부와 서울지부 부사장을 역임했다.

1995년엔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으로 자리를 옮겨 홍콩과 서울, 싱가포르, 런던 등지에서 활동했고 2001년부터 2년간 골드만삭스 홍콩부문의 상무를 맡았다.

국내 증권사에 발을 들인 건 2002년 삼성증권 캐피탈마켓(CM)사업본부장 전무로 선임되면서다. 여기서 그는 주식운용과 채권영업 등을 담당하며 업계 평판을 쌓아갔다. 이를 바탕으로 2009년 10월 당시 메리츠증권의 홀세일(Wholesale)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됐고 채권과 법인영업, 파생상품운용, 시스템트레이딩, 자산운용까지 홀세일 부문 전체를 총괄하게 된다.

이듬해인 2010년 2월 메리츠종금증권이 출범하면서 그는 수장 자리에 올랐다. 부사장으로 영입된 지 불과 4개월 만이었기 때문에 당시 업계에선 삼성증권 재직 시절 이미 그가 메리츠증권의 사장 자리를 보장받고 옮긴 것이란 얘기가 돌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업계에서 '구조화 금융의 달인'으로 불리곤 한다.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비유동자산을 증권상품으로 만들어 파는데 도가 텄다는 평가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금융회사 대부분이 부동산금융에서 발을 뺄 무렵 메리츠종금증권은 오히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발사업에 뛰어든 게 대표적이다. 최 부회장은 이를 계기로 메리츠종금증권을 부동산 금융의 강자로 발돋움시켰다.

2018년에는 한국 증권사 최초로 해외 메이저급 광산인 호주 케스트렐 광산 지분거래에 인수금융을 제공했다. 독일 잘란도 본사 빌딩에도 투자해 준공 전 자금회수까지 성공하는 흔치 않은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유럽 최대 미디어그룹인 악셀스프링거를 인수합병(M&A)하는 딜에 국내 금융사로는 유일하게 참여해 인수자금을 주선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내달 종금 라이선스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비해 회사는 항공기 및 선박 금융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등 투자처를 다각화하면서 체질개선에 힘써 왔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부동산 금융은 경쟁심화와 정부 규제로 시험대에 놓였고 IPO(기업공개)나 채권발행시장(DCM)·주식발행시장(ECM)과 같은 전통적 투자은행(IB) 영역에서의 존재감도 아직은 미미하다. 최 부회장의 올해 행보에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한수연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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