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이재용의 '닥공'…3개월 새 9.3조 투자 "어려워도 계획대로"


작년 연구개발 총지출액 20조1929억…"180조원 투자·4만명 고용 지키겠다"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증유(未曾有)'의 위기속에서도 닥공(닥치고 공격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어 재계의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가 최근 3개월 사이 9조3천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도 이 부회장의 결단이 크게 작용했다. "50년 간 지속적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이 부회장의 지론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는 셈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잇따른 투자가 미래 신사업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관측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 및 고용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천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천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동남아 최대 규모의 R&D(연구개발)센터를 착공했다.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 THT 신도시 지구에서 연구개발(R&D)센터 건설 공사를 본격 시작했다. 베트남 R&D센터는 삼성전자가 2억2천만달러(약 2천600억원)를 투자해 2022년 말 완공 예정이다. 전체 바닥면적 7만9천여㎡, 지상 16층, 지하 3층 규모로 건설된다.

모바일·네트워크 분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검증에 필요한 최첨단 연구시설을 비롯해 옥상 정원, 체육관, 식당 등을 갖추게 된다. 건물이 완성되면 현재 하노이 시내 PVI타워 8개 층을 임대해 운영 중인 삼성베트남모바일연구소(SVMC)의 연구 인력이 2천200명에서 3천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개발 전문 스타트업인 미국 인프리아에도 투자했다. 인프리아는 삼성전자 투자 자회사인 삼성벤처투자 등으로부터 시리즈C 펀딩으로 3천300만달러(한화 약 400억원) 규모를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인프리아에 2014년, 2017년 두 차례 투자한 바 있다. 이번이 세 번째 투자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가 중국 산시성 시안의 낸드 2공장에 80억달러(약 9조5천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시안시는 지난해 12월 이같은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검토를 앞둔 시점에서 나온 투자 계획이어서 한중 관계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가 해외에 가진 유일한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1단계 투자로 3년간 70억달러(약 7조8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1차 투자에 이어 2차로 80억달러를 추가 투입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0월 공장을 깜짝 방문해 '총 150억 달러가 투자된다'며 이례적으로 구체적 금액까지 언급하며 투자 확대를 독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천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런 투자는 삼성이 파운드리와 이미지센서 사업 강화로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한 디딤돌을 마련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에도 사상 처음으로 20조원 이상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연구개발 총지출액은 20조1천929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18조6천504억원)보다 8.3%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액(230조4천억원)은 전년보다 5.5%, 영업이익은 52.8% 각각 감소했지만, 연구개발비는 되려 늘었다. 이에 따라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8.8%로 2018년 7.7%보다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 부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코로나 간담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고용 창출"이라며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 "어려울 때일수록 과감한 투자가 경제를 살리고 혁신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며 대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2018년에 향후 3년간 총 180조원의 투자를 하고 4만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도 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늦추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이재용의 '닥공'…3개월 새 9.3조 투자 "어려워도 계획대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