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최영미 시인이 자신의 시집 '돼지들에게'에 등장하는 '돼지'에 해당하는 인물을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경험담을 통해 일부 신상을 공개했다. 여기에 1987년 대통령 선거 후보 캠프에서 공공연히 일어났던 성추문을 고발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돼지들에게'는 위선적인 지식인을 돼지에 비유한 시다. 이날 최 시인은 '돼지들에게'에 등장하는 '돼지'에 대해 "2005년 그 전쯤에 만난 어떤 문화예술계 사람. 그가 돼지의 모델"이라며 "문화예술계에서 권력이 있고 한자리를 차지한 인사", "승용차와 기사가 딸린 차를 타고 온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운동권 출신인 최 시인은 이날 1987년 대선 기간 진보 단일후보였던 백기완 후보 캠프에서 일어난 성추행 사건을 폭로했다. 그는 "그때 당한 성추행 말도 못한다"며 "선거철에 합숙하면서 24시간 일한다. 한 방에 스무명씩 겹쳐서 자는데, 굉장히 불쾌하게 옷 속에 손이 들어왔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에게뿐만 아니라 그 단체 안에서 심각한 성폭력이 있었다"라며 "학생 출신 외에 노동자 출신 등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 다 봤고 회의를 느꼈다"고 주장했다. 또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택시에서 자신을 성추행 했다고 말했다.
최 시인은 기자간담회 관련 보도가 나간 후 1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그런데 기사 밑에 댓글들을 보니, 아이고 제 시들을 진영논리로 접근하지 마라. 위선에 진보 보수 따로 있냐? 운동권 전체를 성추행 집단으로 몰지 마라 제발. 이 단순 무식한 사람들 정말 머리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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